한국정치의 후진성은 그 형행 정당의 분열구조 탓이다. 특히, 우리의 정당정치는 그 구조가 불안한 탓에 작은 바람에도 늘 일렁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동영 상임고문이 11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납니다.”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가 이 같은 선택을 한데는 새정치연합에서의 정치적 위상이 그 만큼 낮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은 것이 옳다. 그 역시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그가 오늘 새로운 정치적 선택을 한데는 그 나름대로의 포부가 없진 않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의 포부를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없질 않다. 다만, 그가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정치적 태도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는다. 그는 자신의 정치에 대한 ‘봉사’를 이 새 길에서 찾는다고 밝혔다.

그가 주장하는 정치의 새 길은 바로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새로운 정치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재야의 민주세력과 진보세력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국민모임’의 새 정치 노선이다.

국민모임은 진보정치의 새 길을 모색하는 한편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 상임고문은 이 새 정치의 길에 참여해 기꺼이 참여해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이 날 기자회견에서 피력했다.

이 때 사용한 ‘봉사’라는 그 한 단어가 정치인 정동영의 현재마음 상태를 잘 나타내어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성장기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정치인 정동영으로서도 더 없는 성공을 거뒀다. 그가 앞으로의 정치에서 더 큰 기대와 함께 미련을 둔다면, 그것은 더 없이 어리석은 일이다. 그는 그 점을 충분히 자각할만한 지적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한편 정동영 상임고문의 탈당선언과 때를 같이해 비록 현직의원은 아니지만, 한 때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 역시 정동영 의원의 길을 따라 탈당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천정배 전 의원마저 탈당을 통해 정치의 새 길을 모색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적 위상은 그만큼 크게 추락하는 등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서 이후 몇몇 의원의 탈당과 함께 야권재편이라는 물살이 더 거세어 질 수도 있다.

물론 그 분기점은 오는 2월 8일 실시되는 전당대회 결과이다. 2.8 전당대회를 통해 현재 3명으로 압축된 3명의 대표 중 누가 되어도 새정치민주연합의 결합은 느슨할 수밖에 없고, 소위 ‘친노’와 ‘비노’의 대립이라는 갈등구조가 격화될 게 뻔하다.

여기에 더해 당명에 ‘새정치, 연합’을 사용하게 된 배경인 안철수 의원의 당내 역할 또한 사라지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 또한 크게 추락한다. 이렇게 되면 안철수 의원 역시 차기의원직 도전을 포기하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을 붕괴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개연성 또한 크다.

이럼 점들을 감안하면 이번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탈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당구조가 그만큼 취약하며, 2.8 전당대회와 함께 대립과 갈등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곧 새정치민주연합이 2.8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분열될 수 있음을 시사(示唆)한다.
/ 2014.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