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계 의원들 에게 "국정감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창전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여의포럼'의 만찬에 참석해 이 같이 의원들을 격려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여의포럼은 김무성, 유기준 의원 등 복당파 의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친박계 공부 모임으로 최근에는 회원수가 22명으로 늘었다. 이날 모임에는 김 의원과 유 의원을 비롯해 이경재, 이해봉, 서병수, 이혜훈, 한선교 의원 등 18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보건복지위 에서 전재희 복지부장관 과 반갑게 악수 하고있는 박근혜전대표.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초선 의원들에게 "국감 준비가 처음인데 부담스럽지는 않느냐"고 물었고, 초선 의원들은 "처음이라서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며 "친한 동료 의원들끼리 오랜만에 만나 밥 한 그릇을 같이 먹으면서 재미있는 농담과 환담을 나눈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며, 박 전 대표는 의원들의 농담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많이 웃으셨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모임에서 공부한 미국발 금융위기와 미국 대선 등에 대해서 박 전 대표에게 말씀드렸고, 박 전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의포럼은 매주 한두 차례 모여 관련 분야 전문가와 교수들을 초청해 특강을 듣고 토론을 하는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망라한 전 분야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친목을 다져왔다. 모임에는 최근 들어 일부 친이계나 중립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도 참여하고 있어 친박계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은 '뜻이 맞는 사람끼리 만든 순수한 공부 모임'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의 공식 계파 모임이 없는 상태인 만큼 이 모임이 자연스럽게 친박계 내부의 실질적인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여서 친이계의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와 자주 대비돼왔다.

최근 정중동의 행보 속에 친이계나 중립 인사들을 중심으로 접촉면을 넓혀온 박 전 대표가 이날 친박계 내부 모임에 참석함에 따라 외연 확대와 내부 결속 다지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지도자'로서의 본격 행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만나자는 요청이 오면 대개 흔쾌히 응하는 편"이라며 "계파적인 시각이나 대권 행보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여의포럼은 이날 오후 국회 도서관 건물에서 키코(KIKO) 등 금융 파생상품 문제와 미국발 금융위기 문제, 미국 대선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해 교수와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