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특별자치도 다운 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한 행정의 노력 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제주특별자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조진형·한나라당)의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17일 열렸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특별자치도 다운 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한 제도개선방안과 관광활성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신공항 건설 등 제주현안에 대해 집중 질의하였다.

행안위의 조진형 위원장은 감사에 앞서 인사말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의미있는 진전과 힘든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생각 한다"며 "그러나 제주가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김태환지사를 비롯한 제주지역공무원들의 보다 많은 헌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첫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한 예산이 이미 집행됐음에도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후보지 선정을 다시 해달라는 것인지, 아예 애초에 건설하지 말라는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국회의 부대조건이 이루어져 예산 집행을 협의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충분하게 대화하면서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관광개발사업이 오로지 휴양형으로 치우쳐 있는데 IT, BT사업 유치가 부진한 이유가 무엇이며, 정부의 공항 민영화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최 의원은 “국방부가 4·3관련 교과서 수정을 요구한 것은 아느냐”면서 “여야 합의로 특별법을 제정했고, 역사적인 평가까지 내려진 것에 대해 국방부가 제주를 좌익 반란의 섬으로 낙인을 찍고, 유족들에게 다시금 아픔을 주고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제주하면 관광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에 민자유치도 우선 관광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제주에서의 공항은 다른 지방의 철도와 같은 것으로 공항 민영화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반대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4.3과 관련해서는 “4.3은 제주도민들에게 있어 너무나 뼈아픈 상처다.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 사과를 했고, 이제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4.3진상보고서는 국가가 채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상보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 현재로서는 국가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자활기금은 기초생활수급나자 차상위계층의 빈곤탈출을 위한 자활지원자금으로 지자체가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자활기금의 구체적 사용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 만큼, 제주특별자치도가 자활기금 사용용도 다양화, 자활공동체의 창업과 사후관리 등 과감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년이 지난 만큼 장·단점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행정체제 개편과 자치경찰제 장단점에 대해 서면답변을 요구했다.

최 의원은 이와함께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미항에 대해 최대한 설득과 대화하면서 천연보호구역을 보전하는 대책을 제시하며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외부경비 지원 국외출장의 경우 자재납품업체의 지원을 받아 직무연관이 있는 공무원이 국외출장을 가거나 시찰.견학.현장체험 등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단순시찰 및 단순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은 억제토록 돼 있음에도 단순시찰이나 현장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이 실시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할 것을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은 "재정 자율성 확보에 이어 재정 자립도가 보장돼야 하는데 제주특별자치도가 다른 지역과는 다른 자치시스템, 조세시스템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중앙절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제주관광을 위해 무조건 외국의 시설을 벤치마킹하는 것보다는 전통민속과 디지털을 접속해 외국인들에게 각인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오전에 이은 오후 1시30분에 재개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제주특별자치도 도입 취지는 지방자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권한을 한 곳으로 모으자는 게 아니"라며 "그런 의미에서 교육자치를 훼손할 수 있는 도 감사위의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대한 감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감사위원회나 교육청 자체적으로 일선 학교를 감사할 수 있다"며 "도의 중재하에 지난번 감사위가 도 및 시교육청 감사 시에 필요한 경우와 특정사안에 대한 학교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특별자치도 출범 후 2007년 제주도의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포함한 자체 세입은 약 700억원 가량 줄어든 7,858억원이었으나 채무는 2006년 858억원에 비해 166억원 증가한 1,024억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자치도 출범 후 2007년 제주도 예산은 2006년에 비해 약 1,000억원 정도 감소한 2조3000억원이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출범 전과 비교해서는 작은 규모인 2조4000억원 가량이었다"며 특별자치도 출범 후 예산이 감소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3개년간 투자유치 건수가 8건에 불과하고 투자 유치분야도 관광지 개발 등에 집중돼 있는데 앞으로 투자내용이 다면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역외금융센터 추진 등을 제안했다.

답변에 나선 김태환 지사는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4개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돼 도와 4개 시군 이중으로 잡혀 있던 보조금이 이제는 도 한 곳으로 잡혀 있기 때문으로, 세입이 줄어든 것이 아니며, 채무가 늘어난 것은 재난재해 때문에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외금융센터와 관련해서 김 지사는 "도 차원에서 역외금융센터를 검토한 지 3, 4년이 되고 있다"며,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며 다음 달 이와 관련 용역이 끝나면 이를 근간으로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소속인 이무영 의원은 현재 722명이 위촉돼 있는 명예도민과 관련 "명예도민들을 국내외 주요행사에 적극 초청하거나, 각종 세미나, 포럼 등의 개최, 세계 각국에 제주를 알릴 수 있는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등 명예도민들에 대한 적극적 활용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또 이 의원은 자치경찰제도와 관련해서 "지방자치 재정으로는 자치경찰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채울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국가 소속은 국가경찰로 놔두고 자치경찰 소속은 관광전문 경찰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도 감사위의 독립성 확보와 공무원노조 전·현직 간부의 중징계 요구와 관련 "도지사가 결단해서 선의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공무원 노조활동을 법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보장하고 지원하겠다. 그러나 공무원 신분을 넘은 불법 활동에 대해서는 가슴이 아프지만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은 "제주자치경찰의 정원은 127명인데도 현원은 82명으로 45명이 부족한 상태"라며 "그런데도 국가재정 지원 미흡으로 추가인원 충원시 장기적으로 자체단체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충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한 "수사권한이 17개 업무에 한정돼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이중적인 치안행정 비용이 들고 있어 관계 기관 및 자치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와 함께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자치경찰의 교통단속 권한을 부여해야 하고, 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도 개정해 자치경찰단장에게 즉심 회부권을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국가경찰에서 이체된 자치경찰 38명의 인건비를 지방에서 지출하도록 돼 있어 재정부담이 큰 실정" 이라며 "자치경찰의 인건비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주당 이용삼 의원은 특별자치도에 대한 정부의 평가보다 도민들의 평가가 낮은데 대한 이유를 물었고, 이에 김 지사는 "도민들의 평가가 낮은 이유는 조사 당시에는 출범 초기라서 혼란스러운 점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도민의 70% 이상이 특별자치도에 대해 희망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지금 재평가하면 호평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감에 앞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업무보고를 통해 제주의 현안 과제로 신공항 건설 추진 , 영어교육도시 조성, 세계적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보통교부세 법정률 제도개선, 제주4.3사건 유해발굴 사후처리 등을 설명했다.

▲ 왼쪽부터 이범래, 최규식, 이인기, 최인기, 김성조, 이명수 의원/ 사진 아래 왼쪽부터 김태원, 원유철, 이무영, 강기정, 유정현, 이용삼 의원.

오늘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국감이 지속되는 동안, 도청 외부에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측 주민들과 찬성측 단체가 서로의 목소리를 높여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