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성공의 크기는 꿈과 열정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말한다. 꿈은 소망한다는 것이고, 열정은 마음과 정성을 다하고, 혼신을 다해 열중하고 몰두하는데서 나온다. 또 일에 열중한다는 것은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고 그것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에 열중하는 사람은 그것이 아무리 어렵고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일지라도 언제나 자신감에 차있다. 뿌린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들을 움직인 것은 돈이나 인센티브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나를 움직이는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맛보는 일에 대한 재미와 열정이다’고 말한 바 있다. 열정이 지닌 흥미로운 속성가운데 하나로 ‘열정이 있으면 돈은 저절로 따라 온다’고도 했다.

자신의 일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도 즐겁지 않고 대개의 경우 즐기며 일하는 사람보다 더 적은 돈을 번다는 대목에선 신기하기까지 하다.

오늘 우리가 덜 여유있고, 덜 부자인 것을 놓고 볼때면 내가 예전에 일을 덜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 후회스럽다.

열정에 관한한 역사적인 인물 가운데서는 세계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던 칭기스칸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하는 말로, 그는 나폴레옹과 히틀러, 알렉산더대왕이 정복했던 면적을 합친 것보다 더 넓은 영토를 호령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도 세계정복이라는 열정이 없었던들 한낱 편모슬하의 가난한 양치기소년에 불과했다고 회자되지 않는가.

그 보다 이전, 성경 역사상 다윗 역시 말할 것 없다. 그가 통일왕국을 이루기에 앞서, 7년여동안 사울에 쫓기면서 환난, 핍박, 고통, 억울함, 악평들을 이기기 위해 오로지 하나님께 피하고 하나님을 좇았으므로 삶의 승리를 하고 어떤 어려움에도 승리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평화의 주권자가 됐고, 무엇보다 신앙의 승리자가 되어 영원한 희망의 인생들이 됐다. 10대 소년으로서 8척 거구 골리앗에게 물맷돌 다섯 개로 당당히 맞선 다윗에게 하나님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없었다면 그도 한낱 양치기소년에 불과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신앙에 몰두한 결과다.

10년전 IMF 외환관리에 들어갈 즈음 시름에 젖은 온 국민의 희망을 골프의 박세리가 쏘았다면, 지금 그보다 더하다는 세계경제위기 속에 골프의 ‘지존’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지애에게서 우리 국민, 아니 세계인들은 희망을 걸게 될 것같다.

뉴욕타임스가 그 가능성을 예고하고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떠오르는 스타, 집에선 큰 누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지애의 여러가지 별명과 어려운 집안환경에서 최고 선수로 우뚝 선 휴먼스토리를 다루며 그 가능성을 크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에서는 마지막 날 역전승을 잘 거둬 파이널 퀸이라고 불리지만 정작 미국에선 샷의 궤적이 분필로 선을 그은 것 같다고 해 초크 라인(Chalk Line)으로 통한다’고 극찬했다.

그런 신지애 역시 골프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오늘의 그가 될 수는 없었다. 열한 살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신지애는 교회에 나가는 주말을 제외하곤 하루 10시간씩 골프 연습을 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서 그에게 골프는 사치였다. 그러나 그는 프로골퍼가 되어 세계무대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환경을 탓하지도 않았다.

5년전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어린 두 동생이 병원에 입원해 전세금을 빼서 병원비에 보탰다. 병원에서 생활하면서도 골프에 대한 열정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열심히 연습했다. 오로지 골프만이 희망이었다.

그냥 그대로 주저앉는 것이 그에게는 더 큰 시련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스마일 퀸’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이 가야할 길, 해야 할 일들을 찾았다. 시련이 큰 만큼 지독한 훈련에 매달렸다. 하체단련을 위해 아파트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렸고, 드라이버샷을 1000회 이상 휘둘렀다. 퍼팅연습은 7시간동안 쉬지 않고 할 때도 있었다. 그 혹독한 훈련의 대가가 지금의 신지애를 만들었다.

현재 국내투어 7승을 비롯해, 비회원 자격으로서도 미국 LPGA에서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둔 신지애. 아르헨티나 빈민가의 3D업종에 종사하다 해운업계와 석유업계의 대부로 군림하게 된 오나시스에 비견하기는 이르지만 자신이 원하는 꿈을 버리지 않고 열정을 바친 것만큼은 한 치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무엇에 몰두하고, 열정을 불사를 것인지는 자명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