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각종 방송과 컬러링을 통해 심심찮게 들려오는 펑키&락풍의 성인노래가 있다. 바로 가수 이정엽의 “아내와 같이”다. 마치 예전 신중현씨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것도 같다. 까닭은 듣다보면 흥이 절로 나는 경쾌하고 힘찬 리듬감 때문이다. 원래가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는 대부분 쉬운 구조를 갖고 있는 법이다. 가수 이정엽의 “아내와 같이”역시 한 번만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펑키&락풍의 “아내와 같이”로 인기몰이, 야생성과 신사다움 모두 느껴져

신인가수 이정엽을 처음 본 건, 지난 해 7월 아름방송의 생방송 3시의 다이얼에서였다. 그때 그는 하얀 재킷을 입고서 무대중앙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는데, 떡 벌어진 단단한 풍채 때문일까.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그는 이미 무대를 압도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나훈아씨가 연상되는 외모다. 그런데 그보단 젊고 샤프하다. 더욱이 큰 키에, 군살 없이 다부진 체격에서 느껴지는 건 해변을 달리는 한 마리 백말의 탄력 있는 에너지다. 야생성과 신사다움이 모두 느껴지는 멋있음. 그의 눈빛과 움직임이 바로 그렇다. 한 마디로 섹시함이 줄줄 흐른다는 말씀. 그런데 역시 그의 매력은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에 있다. 진즉에 화제가 되어 한창 인기몰이중인 “아내와 같이”를 시원스럽게 폭발적으로 목청껏 내뿜는 바로 그 순간 말이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 유도와 골프 등의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몸 때문일까.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그의 가창력이 가히 예사롭지 않다. 어느 유명한 한 작곡가가 이정엽에 대해 말하길, “두개의 보이스칼라를 가진, 그만의 특유한 음성은 듣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동시에 뭉클함마저 느끼게 한다.”라고 한 바 있다.


언론기자에서 “2005 신인 가수상”을 받기까지

예리한 지성이 느껴지는 언론기자출신인 그가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는 진남성 작곡가와의 만남이후였다. 타이틀곡 "아내와 같이"를 만든 작곡가 진남성은 당대 최고의 가수 나훈아, 송대관, 현철, 하사와 병장 등등, 국내의 기라성 같은 가수들에게 곡을 써 준분으로 유명하다. 비록 늦은 나이에 가수가 되었다고는 하나, 노래에 대한 끼와 열정만은 어렸을 때부터 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고이 지켜오고 숙성했던 그다. 사실 그는 한때 언론기자 외에도 잠깐씩 직업적 외도를 하기도 했다. 신문사 기자로 근무 하던 중 선배의 권유로 일본 등, 동남아를 왕래하며 사업을 펼치던 사업가일 때도 있었다. 그런 그가 사업을 접고 다시 언론사로 돌아 왔으나, 갑자기 노래를 하게 된 배경은 젊은 시절부터 역시나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노래에 대한 집념과 주체할 수 없는 끼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열한 살 때“어린이 방송”노래자랑에서 입상을 할 정도로 끼가 넘쳐났던 터라 늦은 나이라도 가수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여기서 그의 좌우명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말자.”라는 그의 좌우명 말이다. 바로 그런 소신이 있었기에 진정 못다 한 꿈인 가수의 길로 당당히 입성한 것 일게다. 또한 90년대부터 라이브활동을 바탕으로 탄탄한 실력을 아낌없이 키워온 그였기에 2005년도 1집을 발표할 당시, 결코 신인답지 않은 녹록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단번에 타이틀곡인 “아내와 같이”와 “그런 여자가 좋아”란 노래로 2005년 그해 모 연예신문사주최 연예인대상 신인 가수 상을 수상할 수 있던 것이다.


사랑 나눔 실천에 앞장서는, 진정한 대형가수로서의 자질 보여
노래만 줄줄이 히트한다고 대형가수인가? 진정한 대형가수는 마음의 바다까지 넓고 깊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가수 이정엽은 다른 가수들의 모범이 될 만하다. 까닭은 바로 그의 사랑나눔실천때문이다. 자신의 이익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그는 항시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섰고 특히 사회활동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여 왔다. 그간 “소년소녀가장돕기 자선 행사공연”에 다수 참여, 외롭고 힘겨운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의 노래공연, 한국자립 환경연합회(장애인단체)후원인, 장애인올림픽선수후원회(붉은태양), 가수 박일준과 함께 2006년 홍보대사를 역임하는 등. 어디 그뿐인가. 지난해 2008년 6월 고려인 돕기 운동본부에서 주최한 “우즈벡 고려인 126명”의 행사에서는 저녁만찬과 홍보물 등을 후원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 돕기”행사를 위한 선상콘서트와 성남시민회관 에서 작곡가 이호섭씨, 가수 이혜미등과 콘서트를 해서 모금한, 일정금액을 “우리말 방송국” 김춘자 국장님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사실, 단순히 언론 홍보를 기대하고 홍보대사직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일회성 후원에 그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가수 이정엽의 사랑나눔실천은 곧 그의 인생이라 할 수 있다.


--------interview---------------------------------------------------------------------------------------

1. 언론기자 출신이라는 점이 이색적인데
물론 이색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국회의원하다 가수가되면 이색적으로 생각하지만 가수하던 사람이 국회의원하면 전자보다 이상하게 여기지 않은 것처럼 그저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가수가 직업인가, 아닌가를 떠나 내 경한 마디로 순서를 바꿨을 뿐이다. 그게 이색적이라면 할 말이 없다.(껄껄)

2. “그런 여자가 좋아”로 데뷔당시 어땠나.
처음엔 곡명이 “저 여자 사람 잡네“ 였는데 유교적 관점으로 볼 때는 곡명 자체가 욕하는 것처럼 느껴졌나 보다. 그때는 이런 문제로 작곡자와 신경전까지 한일도 있다. 그분입장에서 이 곡은 자신의 소중한 창작물인 만큼 남들이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셨다. 어찌되었든 이곡은 우여곡절 끝에 ”그런 여자가 좋아“로 다시 태어났고 이 곡을 유달리 좋아하는 PD분도 계셔서 방송도 많이 되었다. 음~ 처음 데뷔 전을 치룬 무대는 2005년 11월1일 새만금행사였고 전주 공설운동장인 만큼 큰 무대였다. 그때 함께 했던 가수 분들이 송대관,현숙,장윤정,설운도,베이비복스, KCM,등... 당시 최고 실력파가수들이었는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3. 진남성 작곡가님과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는지
우리가 다들 그렀듯 우연한 기회였다. 평소 여러 가수들 및 작곡자분들과 친분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진남성작곡가님과는 선배 가수의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분은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소탈하시며 매우 인간적인 분이다. 무엇보다 예술가로서의 철학이 있으신 분이어서 본받을 점이 너무나 많다.

4. 여러 차례 방송에 나오셨는데,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그런 여자가 좋아”를 부를 때였다. 지방라디오 생방송인데 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한 뒤 출연가수의 라이브를 축하선물로 불러주는 자리였다. 당시 청취자가 보낸 사연은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며“사랑해”라고 말해주는 거였다. 그런데 내가 부를 노래의 첫 소절은 “저 여자 사람 잡네. 사람 잡아. 저 여자 이거해라. 저거해라. 모든 것이 지 맘대로야”암튼 이런 식이었다. 생각해보라. 참~ 가수가 그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을까(껄껄)

5. 가수의 길을 걸으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가수가 되고나서 힘든 점은 직업적 괴리이다. 잘나가던 기자시절, 때로는 동지이기도 했던 방송국 PD들은 소위말해 기자에게 있어 아쉬울 게 없던 대상이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다보니 전적으로 그들에게 의존해야 할 상황이 많이 생긴다. 자기들이 CD를 틀고 싶으면 트는 거고, 버리고 싶음 버리는 것이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문제가 많다고 느낀다. 그래서 가수와PD는 때때로 부적절한 관계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일부 자질 없는 분들도 보게 되는 것 같다. 개편 때가 되면 보다 더 좋은 프로를 맡기 위에 치열하지 않는가. 또한 일부 몰지각한 가수들은 개인 사업으로 판단하고 금전으로 투자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쉽다...

-------------------------------------------------------------------------------------------------------------------------

그에게 2009년의 주요 활동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첫째는 이제부터 시작인 가수의 길을 위해, 앞으로는 방송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하지만 바쁘다하여, 지금까지 추진해온 사회봉사활동을 미룬다거나 소극적으로 임하진 않을 것이다. 혹 봉사활동에 마음이 동하시는 분이 있다면 함께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

어떤가. 멋지지 않은가. 과연 가수 이정엽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가수라 하겠다.

코리아라이프 윤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