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호흡해왔다. 즉, 신발의 변천은 인류문명의 진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의 신발은 단순히 보행의 기능적 차원을 넘어서 인간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이른바 ‘기능성신발’로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워킹슈즈는 걷기가 인간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상식과 맞물려 탄생된 것이다.
다 알다시피 신발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몇 년 사이 그 시장을 중국에 빼앗긴 점은 있지만 기술의 원천은 유지하고 있다. 기자도 기능성 신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 얼마 전 코엑스 행사장에서 눈여겨 둔 ‘스워커’의 정성열 대표를 찿았다.

인천본사에서 그를 만난 취재는 뜻밖에 보행강의부터 시작되었다. 기자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매장 안에서 약 30분간 이론과 실습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평소 보행에 관해서는 기자도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정 대표의 강의는 보행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여주었다. 그중 기자에게 인상 깊었던 말은 가장 이상적인 보행 자세는 바로 사람이 누웠을 때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가장 편한 자세 즉, 누웠을 때 양 어깨가 지면에 닿이고, 골반 쪽에 공간이 생기는 자세로 보행 시에도 이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보행 시 두 다리가 아닌 온몸으로 특히 허리 반동을 이용해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11자의 발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발이 아니라 ‘워킹머신’입니다
정 대표는 현대에 와서 신발의 진화는 눈부시지만 상업용으로만 제작되어 바른 보행을 하기에 부적합한 결과를 낳았다고 하였다. 즉, 굽이 높은 신발이 그것인데, 이런 신발은 바른 보행을 방해하여 어깨가 처지고 관절에 무리가 오는 현상을 낳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자사의 신발과 타사의 신발을 번갈아 신게 한 후의 느낌을 물었다. 다음으로 한발에는 자사제품, 다른 한발에는 타사제품을 신게 한 후의 느낌도 물었다. 아마 이점은 자사제품에 대한 자신감에서 오는 비교라 할 수 있다. 또 스워커 제품의 특징으로 세계최초의 유동성 6분할 바닥구조의 밑바닥 창은 각기 높이를 달리하여 보행 시 체중 압력이 근골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지면과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고루 분산시켜 준다. 부분 근육까지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로 신발의 구조가 곧 보행환경을 만들고, 보행으로 체형을 만들어 인체를 만든다는 철학이 배어 있다. ‘발로 보고 몸으로 걷자!’라는 슬로건 하에 바른 보행을 위해 창안된 이 제품은 몸 전체 근육을 이용한 허리 스윙으로 직립보행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느낀 점은 정 대표는 단순한 사업가이기 이전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걷기 전도사’였다. 그의 표정 전체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은 보행의 이념을 실천하는 철학자였다.
그가 위킹법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아픈 과거가 있다. 용인대 사회체육과를 졸업한 후 청소년용 성장 운동기구를 개발, 보급하는 사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닥친 외환위기로 빗더미 위에 앉게 된 것 이때 밀려드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택한 것이 걷기운동이었다. “매일 밤 3시간가량을 무작정 걸었어요. 그러다보니 걷는 데에도 노하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경보 선수들의 걸음걸이에 관심을 갖는 등 3년가량 연구를 거듭한 끝에 저만의 워킹법을 정립하게 된 겁니다.” 이후 그는 헬스클럽 등에서 걷기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 자신이 개발한 워킹법을 무료로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걷기 전도사’ 열정을 철학으로 승화

정 대표는 “걷기운동을 하다 보니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의 구조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가 말하는 올바른 걷기는 이른바 ‘허리회전에 의한 굴림워킹’ 몸의 무게중심을 뒤쪽에 두면서 골반, 허리 등 몸의 중심근육이 먼저 회전하고 발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때 걸음걸이는 발뒤꿈치에서 시작해 발바닥 중앙을 거쳐 엄지발가락으로 체중을 이동시킨다는 것. 그는 이 워킹법을 따르면 몸의 충격이 최소화돼 관절을 보호할 수 있고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 복부 비만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S라인’열풍에 대해서도 “인류가 잃어버린 걸 본능에 따라 동경하게 된 거죠.현대인들은 비만해지다보니 허리가 없어졌어요. S라인이 있다는 건 그만큼 건강하다는 뜻이거든요. 잘 걸으면 허리라인이 살아납니다.” 즉, 걷기만 제대로 해도 아름다운 체형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스윙워커의 효과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2006년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오전 9시부터 평균시속 4.5~5km 속도로 오후 9시까지 총 62km를 걷는 신기록을 세웠고, 그해 ‘1200km 국토종단’에 성공했다.
걷기 노하우를 터득한 정 대표는 2003년 스윙워킹 클럽(www.swingwalking.com)을 만들었다. 일종의 걷기 연구소. 정 대표는 “제 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전 인류의 건강을 위해 스윙워킹을 전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제가 개발한 신발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키우는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실크로드를 걸어서 완주하고 각 나라마다 100km 걷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스워커는 현재 전국에 가맹점을 모집 중이다.(032-816-8851)

코리아라이프 김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