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 불신과 불만이 넘처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는 우리사회에 통절한 슬픔을 안기는가 하면, 대 정부 불신을 불러 일으켰다. 그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소위 ‘관피아’의 척결과 함께 정부개혁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개조의 필요성까지 역설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그 말은 한 동안 논란만 부르다 지금은 슬그머니 사라저 버렸다.

자연히 세월호 침몰로 인한 사회적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채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각종 사고와 사건은 연잇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총기난사사고는 우리를 또 한번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총기를 난사한 최모(23)씨 역시 이 땅의 젊은이다. 그가 남긴 유서의 내용을 보면 그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등 정신병증이 역력하며, 자존감의 상실로 인해 삶을 포기할 준비를 해왔다. 그가 유서에서 “GOP에 근무할 당시 모두다 죽이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하는 대목에서, 그리고 “오늘 모두를 죽이고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한 그 대목에서, 우리는 좌절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자학적 범행으로 이 같은 범행을 사회제도나 기타의 방법으로 막아내기란 정말 어렵다. 지금 우리사회는 세월호 사건 이후 각종 사건 사고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즉, 당시 예비군 사격훈련을 지휘하던 조교 및 중대장에게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묻는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그들 모두 ‘봉변(逢變)’을 당했고, 그 봉변(逢變)에 대해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다. 그같은 문책은 오히려 새로운 희생자만을 더 낼 뿐이다.

다만, 이 같은 사고가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다보니, 그 관리의 책임과 함깨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어찌됐던 지금 우리사회는 연 잇는 사건·사고로 인해 슬픔과 아픔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사회에 가득차 있는 이 슬픔과 아픔을 걷어내는 방법이 정녕 없는가?

대통령을 탓하고, 정치를 탓하고, 경기를 탓하지만, 그게 이 사회에 가득찬 아픔과 슬픔을 걷어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게 방법이었다면, 우리는 이미 우리사회에 가득찬 그 아픔과 슬픔을 모두 걷어 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슬픔과 아픔이 오히려 더 넓게, 더 깊이 우리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국민 그 누구도 아픔과 슬픔을 안고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사회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 그 길을 점차 더 넓혀 가고 있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고조차 사회적 사고로 보고 그 책임을 묻는 경향이 너무 농후하다. 이러한 사회적 경향은 지양돼야 한다. 다만, 국민들이 삶의 방식을 바꾸도록 정부가 제도를 개선 하는 등 새로운 사회질서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하는 사건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그것이 짓는 아픔과 슬픔이 더는 연잇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만히 세상을 들여다 보라. 모든 것이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아름다운 세상를 보지 못하고, 우리는 왜 아픔과 슬픔으로 가득찬 비극의 세상과 스스로 마주 서려고만 하는가?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되짚어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 성찰이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길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201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