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 정책, 좀더 정교해야.

거리에 나서보면, 차량운행이라든가 기타 고급(유흥)음식점을 이용하는 고객의 수 등을 감안할 때,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등 경기가 나쁘다는 정부 견해가 오히려 무색할 정도다.
점심한끼에 최하 15,000원 선에서 7만원 선에 이르는 식당들은 예약을 해야만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5,000원 선에서 7,000원 선의 식당에는 12시를 전후한 20여분 동안 빈짝 손님들만이 있을 뿐이다.

도대채 왜 이런 경기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시중에 엄청난 자금이 풀려 있다. 무려 2,100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이 풀려 있으니, 시중에 돈이 넘쳐나야 맞다. 그런데 그 돈을 구경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너무 적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 돈 대부분이 대기업의 금고에 묻혀 있거나, 아니면 불법사금융 혹은 불법도박자금 등에 묶여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은의 화폐환수율이 크게 낮아진 것도 앞서 지적한 사실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 같은 돈의 편중 현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그 점을 정책의 정당화 방안으로 여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여하한 방법이든 소위 ‘사회 경제적 편중의 문제’에 대해 정부는 반드시 보다 ‘정교한 제정책’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소해야만 한다.

앞서 지적한 대로 정부는 약11.8조원에 달하는 추경을 편성, 조속히 집행하기 위해 국회의결을 독려하고 있다. 추경을 편성한 이유는 ‘메르스 사태’ 등으로 위축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진작책인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과연 그 추경이 집행되면, 집행된 그 돈이 소비진작 등 정부가 원하는 곳에 제대로 쓰일 것인가?

정부 돈 역시 필요한 곳에 그저 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신용보증기금을 통해서 아니면, 중소기업청 등 유관 정부기관을 통해서 시중에 풀린다. 이 때, 진짜로 돈이 필요한 곳에 정부 돈이 투여되는가의 여부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할 때도 최우선은 상대가 변제능력이 있는가를 반드시 따진다. 신용이라든가 기타 기술적 조건, 회사 규모 등을 따져 이 회사가 정부 돈을 떼먹지 않고, 제때 갚을 수 있는지를 먼저 가늠한다는 뜻이다. 어느 기업이든 정부 돈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면, 그 기업은 적어도 서류상으로 사업이 어느 본궤도에 올라 있는 업체이다. 이 같은 업체에만 정부 돈(재정)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정부 자금이 충분히 합리적으로 배분된다고 보기 어렵다. 자연히 지금부터 정부는 재정 투입방식을 보다 정교하게 조정해서 실행해야 한다. 특히 기업만을 상대로 할 것이 아니라 돈이 필요한 저신용자를 포함환 개인 혹은 개인사업자에게도 재정이 투입되도록 해야 한다. 소비촉진을 위한 추경이라면, 정부는 당연히 소비주체에게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기관의 자금 공급 대상은 개인사업자나 개인이 아니다.
물론 이번 추경을 편성하면서 정부는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저소득 계층에 직접 배분한다는 방침을 세운 모양이다. 이 또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기는 하나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할 때는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이룰 수 있는 곳에 투입화는 것이 맞다. 단 하나라도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곳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청년실업이 해소되면, 결혼의 증가와 함께 문제가 되는 저출산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의 개인 및 개인사업자에게 자금을 공급할 경우 단번에 끝낼 것이 아니라 사업성과 성장가능성을 봐가며, 2차 3차에 걸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풀면서도 경기회복이라는 결실을 맺지 못한데는 바로 정부자금 투입이 잘 못되었거나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투여했다. 이를 통해 일부 건설업자의 배는 불렸으나, 그것이 소비진작을 통한 경기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반명 교사로 삼아야 한다. 즉, 박근혜 정부가 좀더 정교한 정책을 통해 재정을 어느 곳에 어떤 방식으로 투입해야 소비가 진작되고, 경기회복 곧 성장률 제고에 도움에 될지를 사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계기업에 자금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 보다는 신규사업에 자금이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구현하자면 정부의 제 정책은 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맞춤형 복지정책'은 향후 정부정책이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 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좋은 정책의 예이다. /  2015.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