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지난 3월 8일(일)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옆 매점 부지에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을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6명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비롯한 한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더 큰 의미를 갖게했다. 또한, 배우 권해효와 류시현씨의 사회로 진행되어 즐겁고, 다양한 문화행사와 함께 했다. 놀이패 걸판, 풍물패 동동의 공연에 이어 가수 마야, 홍순관씨 그리고 재일동포 가수 이정미씨가 노래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사회: 권해효, 류시화

가수 마야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이용수 할머니는 오늘은 기뻐서 죽을 것 같다며 박물관이 완전하게 지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 길원옥 할머니는 "13살 때 절단난 나의 몸은 고쳐지지 않지만 뼈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한 사람에게라도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곳곳을 다닌다. 박물관은 우리가 아닌 후손을 위한 것이다"고 말하며 자신의 뜻이 후손에게 널리 알려지길 원했다.
이 밖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박물관 착공식을 보며 참석자 어떤 누구보다도 감격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박물관 건립을 위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는데,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정부는 민간이 17억 원을 모으는 모습을 봤다면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후, 17대 국회에 이어 18대 국회도 자신이 책임지고 동참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나 이행하지 않고 있다. 박물관은 기억의 터가 아니라 평화와 여성인권을 드높이는 곳이 되도록 더 큰 연대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온 다카하시 기쿠에 전시폭력문제연락협의회 대표는 "여성의 성피해를 인권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낡은 생각"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종배 전국역사교과서모임 회장은 "평화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해야 하고 여성인권은 그 척도 중 하나"라며 위안부 문제를 여성만의 문제로만 보는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서 박물관 건립 축하인사와 더불어 국내외 모금소식이 전해졌고, 93년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본 후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김혜원 초대사료관건립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오늘 주머니를 털어 100만 원을 가지고 왔다. 이 박물관은 세계인들의 가슴에 평화와 여성인권의 가치를 불지필 것이다"라는 축사를 남겼고, 양징자 일본건립위원장은 모금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착공식 현장

위안부 문제를 역사의 치부로만 여기며 두리번거린다면 영원히 수치스러운 역사일 수밖에 없다. 위안부 문제를 바로잡아야 치욕의 역사에서 자유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들의 아픔을 지울 수는 없지만 치유할 수는 있는 있을 것이다. 그 일환으로 착공된 박물관이 조국과 고향을 떠나 서럽게 떠돌던 이 땅의 꽃 같은 딸들을 다시 모국으로 불러들이길 기원한다.

착공식 기념 전시회는 오는 11-15일까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안 메트로 미술관에서 열린다.

                                                                                        - 취재:이성희 / 사진:임지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