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월초 태풍 에위니아의 피해를
추스르기도 전에 다시 14일부터 집중호우가 이어져 강원과 경기지역 등에 또다시 안타까운 수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18일
특별재난지역 조기 선포방안을 발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안타까운 사정으로
인해 좀 더 빠른 정부의 대응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에 정부의 재해 대응체계와 복구재원 조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드림으로써 일반국민과 관계 기관들의 이해를 돕고 신속한 재해복구를 돕고자 합니다.
◆ 재난발생시 비상체계 가동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안전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금번 수해와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정부는 먼저 신속하게
재난안전대책 본부를 구성합니다. 우선 현장과 가까운 기초 자치단체별로 시·군·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광역 자치단체에도 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합니다.
중앙정부에는 이러한 지자체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 지휘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를 설치합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고 있으며 당연히 24시간 운영됩니다. 현장의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재민 응급 구호 조치와 제방 등 시설물의 응급 복구를 신속하게 지휘합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급박한 재해 상황에서 다양한 대응조치를 지휘하는 현장의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번 태풍·호우
피해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지난 7월7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급 시도·시군구의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재난안전대책본부 이외에 정부에는 안전관리위원회라는 조직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위원회는 현장을 지휘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가 현장의 복구·구호 활동을 지휘하기에 앞서 안전관리에 대한 정책을 사전 검토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며
재해상황에서는 재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여 피해규모가 클 경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는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해서 24개 관련부처 장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안전관리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대통령이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금번 수해에서도 안전관리위원회는 특별재해지역 선포를 대통령께 건의하여 7월18일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였습니다.
◆ 수혜복구 및 피해자 지원 재원
재원은 지자체,
중앙정부, 국민들의 의연금이 분담하며, 약 4조7,000억원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수해와 같은 자연재해 속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이재민의 발생입니다. 더불어 도로·제방 등 공공시설이 파손되어 커다란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러한 이재민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공공시설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재원이 신속히 투입되어야 합니다. 우선 정부는 활용 가능한 재원대책을 수립하여
이재민의 피해와 공공시설의 복구기 위해 단계별로 재원조치 체계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금번 집중호우와 같은 재해의 경우 가장 먼저 이재민 구호물품
구입, 응급 복구 재원 등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가까운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우선 지출할 수 있도록 재해구호기금과
재난관리기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해구호기금은 재해상황 발생 직후 7일간 이재민에 대한 응급 구호비를 지원합니다.
사망·실종·부상자의 구호금 등 이재민구호비, 구호물자의 구입과 수송, 그리고 자원봉사자의 급식 등도 이 재해구호기금에서 신속히 지출이
됩니다.
재해구호기금은 현재 16개 시도에 설치되어 있으며 지난 6월을 기준으로 볼때 약 5,783억원을 적립해 놓고
있습니다. 긴급한 이재민 구호와 동시에 제방 붕괴방지, 응급 도로 복구 등 긴급을 요하는 시설 복구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응급시설
복구에는 재난관리기금이 투입됩니다. 재난관리기금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약 1조 7,700억원이 적립되어 있으며 16개 시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특별교부금(2006년 3,699억원)을 활용하여 이재민 구호 및 생계지원, 응급복구 등을 지원하게 됩니다.
◆
지원시스템
중앙정부는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지방정부의 신속한 초기 대응에 이어서 그 다음에는 중앙정부가 본격적으로 복구 재원을 지원하게 됩니다. 최근 지방정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재해가 빈번함에 따라 중앙정부는 지원절차를 지속적으로 체계화하여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재해 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응급 복구와 구호는 우선 지방정부가 조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중앙정부는 현장에서 피해상황이 집계되고 복구설계가
완료된 이후 재원을 마련하여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재해 상황이 어느정도 진정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시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즉시 합동 현장조사부터 착수합니다. 이러한 현장조사를 토대로 체계적인 복구계획이 수립되며
이러한 복구계획을 토대로 중앙정부가 지원해야할 지원금액이 추산됩니다.
재해대책본부가 이렇듯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복구계획을 세우는 데는 통상 2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피해현장을 일일이 방문·탐사하고 피해시설에 대한 실측을
실시하여 재해복구대장을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복구계획은 기획예산처로 통보되고 기획예산처는 본격적인
재원 마련에 나섭니다. 기획예산처는 우선 각 부처 예산 중 이·전용이 가능한 부분을 점검하고 가급적 많은 재원을 확보한 후 부족한
부분은 국회에게 미리 승인을 받아 놓은 재해대책예비비를 활용하여 지원하게 됩니다. 2006년도 재해대책예비비는 1조2,000억원이
책정되어 있으며 지난해 폭설 피해를 지원하기 위하여 연초에 약 1,000억원을 지출한바 있습니다.
기획예산처가 편성한 재원조치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통령 재가를 거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세부
재원조치를 하는데 통상 7일 정도가 소요되고 있습니다. 현재 남은 재원은 약 1조1,000억원입니다.
또한 재해대책
국고채무부담액 한도액으로 1조원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 다만, 국고채는 다음연도에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활용에 제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초대형 재해가 발생하여 재해대책예비비 등이 부족할 경우 정부는 별도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여 재원을 마련합니다.
재해로 인해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 사례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복구 지원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중앙정부의 복구재원 조치는 사실상 마무리되며 중앙정부가 조치한 재원은
지방정부로 이관되어 본격적인 복구계약 등의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러한 기존예산의 활용, 재해대책예비비 및 국고채의
활용, 추경 편성 등이 정부재원 조치의 주요 골격을 이루고 있지만 이외에도 정부는 지방정부에 대한 복권기금 적립금을 활용한 특별
지원금도 마련하고 있으며 국민들께서 성원해주신 수재의연금 등이 추가되어 이재민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국고지원은 한달이 소요되나 “선-지원, 후-정산”을 위한 별도제도를 운영하여 일주일 이내에 지원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위와 같은 지자체의 응급복구와 중앙정부의 지자체 복구지원 제도를 통해 체계적인 역할 분담을 기본 골격으로 재해 복구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중앙 정부의 지원이 현장조사와 복구계획이 수립된 이후 이루어 짐에 따라 현장에서는 정부가 늑장 지원한다는 지적이
그간 계속 되어 왔습니다.
◆ 복구지원 기간 단축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보다
신속한 사유재산과 이재민 구호를 위해 피해확인 즉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도록 하여 지원기간을 단축하였습니다.
먼저
재해대책본부가 정확한 피해규모 확정과 복구계획 수립전이라도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요청할 수 있도록 개산예비비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해대책본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개략적인 피해규모에 따라 긴급 자금을 중앙정부에 신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부는 재해 발생후 약 7일
이내에 긴급 자금을 지방정부에 지원합니다. 2003년 태풍 “매미”피해 복구를 위해 6,000억원의 개산예비비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지방정부의 응급 복구와 구호에 있어서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세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째 지방정부는
이재민 구호와 응급복구를 위한 중앙정부의 예산이 추후 투입될 것을 미리 상정하고 이러한 구호와 복구를 위한 예산을 지출할 수 있는
“성립전 예산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 지원금을 지방정부가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시 지방정부 예산으로 편성되는
것이 국가 예산·회계 제도의 원칙이지만 이 제도를 통해 지방정부는 예산 편성 없이도 이재민 구호와 현장 복구에 신속히 나설 수 있게
됩니다.
둘째 “개산계약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복구공사를 위한 시설복구 계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복구 설계서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설계도를 세밀히 완성하는 데는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시설별로 “표준적인 설계도”를 미리 마련하고 이렇듯 사전에 마련된 표준설계도에 의해 신속히 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착수시키고 시공
완료후 정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셋째 응급 재해복구를 위한 공사에 대해서는 “선금지급 비율을
상향”하여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억원 미만의 공사의 경우 선금을 지급할 수 있는 비율을 약 50% 정도이지만
재해복구공사의 경우에는 이 비율을 70%까지 인정하고 있습니다. 선금이 많이 지급 될수록 공사업체가 공사의 속도를 높일 수 있기에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문제점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지속적인 제도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정부는 신속한 재해복구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피해를 당한 이재민과 해당 주민의 아픔과 고통을 덮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금번 재해와 관련해서 특별재난지역을 18일 선포하고 개산예비비를 신속
지원할 방침입니다. 더불어 지금까지의 제도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실제 재해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지속 모니터링하여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재해복구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며 또한 사전 재해예방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phy3623@ikorea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