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들(野) / 정 상 

   어머니의 들(野)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해가 진 빈 들(野)에는
어머니가 없었다.

어느 해인가 어머니는
그 들(野)에 두 그루의 잣나무를 심었다.
그 이유는 “하늘이 무너져 내릴까
두려워서였다.“고 하셨다.

두 그루의 잣나무는 무럭무럭 자라
하늘을 잘도 받히고 서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어느 여름 날
그 두 그루의 잣나무를 싹둑 잘나냈다.
그 잣나무가 밭에 내리는 볕을
가린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머니의 들(野)에는 해가
언제나 지지 않았다.

그 탓에 곧았던
어머니의 등은
활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