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한 목사가 교육방송(EBS)의 ‘똘레랑스(관용)’란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가 불상에 절하는 장면이 방송되자 강남대는 “기독교 창학 이념에 부적합하다”며 그를 해임시켰다. 이 때 많은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강남대학교 측 행동에 ‘현대식 종교재판’이라며 부당함을 알렸다. 이후 대법원은 강남대의 일방적인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으나 목사의 복귀는 여전히 미정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이찬수 길벗예수교회 목사다.

‘종교’란 궁극적인 관심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많은 종교들이 공존한다. 종교인들은 믿는 대상은 다르지만 믿는 ‘믿음’은 동일하다.

이찬수 목사는 종교를 “‘왜 사는지’ ‘죽고 난 후 어떻게 되는지’ 등 사람이 던질 수 있는 궁극적 질문에 대한 해답”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 목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독교의 경우 하나님은 만물을 있게 해 준 근원”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찬수 목사는 종교를 믿는 믿음은 “나를 있게 해준 존재를 믿는 체계”라며, 언어적·실천적·교리적 체계로 분류했다. 그는 “믿음을 언어표현으로 한 것이 교리인데, 교리자체가 전부는 아니다”며 언어표현의 한계성을 지적했다.

근거 없는 아집을 버려라

최근 전라남도 어느 사찰에서는 개신교 교인이 불상훼손으로 기독교가 비난받고 있다. 또 칼빈 탄생 500주년으로 내년 칼빈 길을 제정을 두고 종교편향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찬수 목사는 개신교가 보여주고 있는 타종교 배타성에 대해 “종교편향은 교리(문자)자체를 ‘신의 모든 것’ ‘진리의 모든 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언어(문자)로 표현한 것이 신의 전부는 아니다’란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덧붙여 ‘내가 아는 것이 다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칼빈 길’에 대해서 “도로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납득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기독교 안에서 이단 규정에 대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약 2천년전 유대교에서는 예수님이 이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이단 규정을 “주류에 대한 비주류가 이단이다”며 상대적임을 시사했다.

그는 사회적 양식에 어울리면 정통이고 아니면 이단이라는 것은 비기독교적이라고 했다. 또 “함부로 이단이라고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과 예수님의 뜻과 달리 이단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기독교 희망은 있다

이찬수 목사는 성경 중심이 아닌 ‘양적 성장’만을 강조하는 요즘 교회 분위기를 안타까워했다. “요즘 사람들은 잘 사는 것에 집중돼 있다 보니 교회도 그와 관련된 주제로 설교 한다”며 “씨가 썩어 싹이 나듯 특히 목회자들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 예수님의 정신”고 조언했다.

기독교의 교인 수가 눈에 띄게 감소 된 것에 “기독교가 어떻게 가는 것이 옳은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다”며 “내부적 반성이 일어나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일요일에는 경기도 광주시 길벗예수교회의 목사로 평일에는 세종대, 원광대, 한신대 등 출강강사로 또 한국죽음협회 연구이사 및 종교문화연구원의 원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종교 간의 소통을 위해 오늘도 뛰는 그의 초종교적인 활동이 앞으로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