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다. 누구도 원망치 마라, 그리고 너무 슬퍼 하지마라”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모두에게 남겨둔 말이다.
현인의 말씀을 보면 “남의 죽음에서 나를 얻는다”고 했다. 남의 죽음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면 죽은자의 명예까지 나의 것이 된다고 하듯이 전직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좀 더 숙연해지고 냉철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그 분의 유지를 되새기는 것이야 말로 떠나가신 고인을 국민장으로 모시는 취지에 부합되는 것이며, 곧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방법일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마을과 전국 각지, 각처에 마련된 빈소에 500만 명이라는 조문객과 경복궁 앞뜰에서 치루어진 고인의 영결식에서 전 국무총리 한명숙 공동 장례위원장의 조사 때에 이를 지켜보던 우리 국민들의 눈가에는 또 한번 오열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이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돌발적인 죽음이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불러온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듯 밀어붙인 절제 잃은 수사와 언론 브리핑에 문제 또한 없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노 전 대통령 가족이 기업인에게서 64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장례를 마친 작금의 우리사회는 매우 분열된 모습이다, 이로 인해 내홍을 앓고 있는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고심과 수용 가능성이 희박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장외 투쟁도 불사하겠다며 “조문민심”을 부활시키려는 야당인 민주당 또한 그냥 지나칠 일들은 아닌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의 신중한 자세를 무작정 비판하고 탓해서는 안 된다. 민심을 위무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예를 갖추어 성대한 국민장을 치르는 것은 올바른 정치적 판단이라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상황 대처에도 절대 소홀 할 수 없었기에 한층 적극적으로 민심안정에 나설 겨를이 없었던 사정 또한 우리는 헤아려 줄 필요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의 현 정부가 하는 일들이 못마땅하고, 불쾌하다면 민주적 절차를 밟아서 국민을 설득하고 여론을 모아 공통적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수천, 수만 명을 도심 한복판으로 불러 모아서 사회의 불안적요소를 야기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여기에서 우리는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유례없는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선택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만, 순수하고 착한 민족성을 기반삼아 곧 일상의 평정심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민심이 쉽사리 감성에 휩쓸리 듯 하는 것 같지만, 결국 세상 이치를 정확히 꿰뚫어 보는 현명한 국민의 판단이 있는 한 우리는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이 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존재를 위해서 어제의 슬픔을 오늘과 내일의 밝은 미래에 시금석으로 전환 할 수 있는 계기로 꼭 승화시켜 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칼럼리스트 崔 炳 周
|
webmaster@ikorea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