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정녕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을 죽음으로 내몰 작정인가.
경찰이 컨테이너박스를 쌍용자동차에 투입했다. 경찰이 용산 철거민들의 망루를 컨테이너박스로 위협하고 결국 6명의 목숨을 앗아간지 불과 여섯달 만의 일이다. 용산 참사의 악몽이 쌍용자동차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어제는 테이져건(Taser Gun)까지 등장했다. 테이저탄은 맞는 순간 5만볼트의 전류가 흘러 신체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탄 끝이 낚시바늘처럼 생겨 쉽게 빼낼 수 없는 ‘살인도구’ 에 가깝다. 이것은 전쟁이다. 그리고 실전이다. 보라. 경찰은 지금 쌍용자동차 해고자를 ‘적’ 으로 규정하고, 살인적 진압을 감행하고 있다.
전쟁에서는 적의 후방을 교란시키고, 물자보급을 차단하는 것이 작전의 기본이다. 쌍용자동차의 상황과 똑같다. 그곳은 이미 음식도, 의약품도 들어가지 못하고, 전기도 끊기고, 물 마져도 끊긴 상태다. 가족들도 들어가지 못한다. 어제 경찰은 헬기로 옥상에 최루액 100L를 뿌려댔다.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죽음 아니면 해산’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용산 참사를 연상케 하는 컨테이너박스에 테이저건까지 등장한 것은 해고자들, 즉 적에 대한 최후통첩이나 선전포고를 한것이나 다름없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 80년 광주 5월 항쟁 당시 도청을 사수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용산 망루에 올라간 철거민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2009년 현재 평택 쌍용자동차 도장 공장안에 있는 노동자의 절규다. 누가 이들을 죽음을 각오한 투사로 만들었는가. ‘해고는 죽음이다’ 는 구호에 담겨있다. 분명하다. 모든 문제는 정부와 사측의 책임이다.
그러하기에 쌍용자동차에 필요한 것은 공권력이 아니라, 공적 자금이다.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시급히 공장가동을 정상화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려는 경찰의 계획은 지금 당장 거둬야 한다.
특히 용산 참사의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지금, 다시 컨테이너박스가 공중에 띄워지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컨테이너박스를 치우고, 노동자들을 향한 테이저건을 버리고 당장 대화에 나설 것을 정부와 사측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를 외면한다면 ‘제2의 용산참사’ 의 참담한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09년 7월 23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우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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