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통일부 장관에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외교통상부 장관에 송민순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국방부 장관에 김장수 육군참모총장, 국가정보원장에 김만복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각각 내정하고 인사청문을 국회에 요청키로 했다.

후임 청와대 안보실장 인선은 오는 18~19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6자회담 관련국 간 회동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APEC 회의 이후로 미뤄졌다.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인사의 콘셉트는 임기 말 외교안보 정책을 일관되게 마무리하고 능력가진 사람을 발탁해야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해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현 안보실장이 APEC 회의 때까지 상황을 관리하는 게 필요하며, 외교장관 내정자로서의 인사청문 일정을 감안해 후임 안보실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인사는 오래 전부터 검토해 왔으며, 일각에서 말하는 문책성, 국면쇄신용이 아니다”라고 못 박은 뒤 “인사수석실은 7월 24일 반기문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1차 예비투표에서 압도적 1위를 하면서 당선이 확실한 것 같다고 해서 인사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외교안보 라인에서 송 실장만 남은 데 대해서는 “임기 말로 갈수록 국정을 차분히 챙기려면 안보실장하며 호흡을 맞춘 분이 전면에 나서 국정철학에 맞춰 마무리 해야 한다”며 “4개 부처 장관이 일시에 바뀌는 것도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좋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 내정자는 성공회 신부 출신 정치인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장과 성공회대 총장을 거쳐 16대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04년부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 내정자는 지난해 외교부 차관보 시절 6자회담 수석대표로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대표적인 북미통으로 알려진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박 수석은 외교부 내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참여정부는 기수에 연연하지 않고 능력과 일 위주로 선임했다. 일시에 윗 기수들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장수 국방부장관 내정자는 야전 주요 지휘관과 정책부서의 작전과 전략 분야 핵심 보직을 거쳐온 군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특히 그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역임하는 등 북한 핵실험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산적한 국방현안을 풀어가는데 적임이라는 평이다.

김만복 국정원장 내정자는 최초의 내부 공채 출신 국정원장이 될 전망이다. 김 내정자는 1974년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에 들어온 후 30여 년간 국내외 정보 및 북한 정보 분야를 두루 거쳤으며, 이라크 파병안 수립을 위한 제2차 정부합동조사단장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각 내정자별 약력.

△ 이재정(62) 통일부 장관 내정자
충북 진천, 경기고-고려대 독문과, 성공회대 총장, 16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총무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

△ 송민순(58) 외교통상부 장관 내정자
경남 진주, 마산고-서울대 독문과, 외시 9회, 외교부 북미국장, 외교부 차관보, 대통령 외교안보실장

△ 김장수(58) 국방부 장관 내정자
광주, 광주일고-육사 27기, 6사단장, 7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군 참모총장

△ 김만복(60) 국정원장 내정자
경남 김해, 부산고-서울대 법대, 국정원 해외파견관, NSC 정보관리실장,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제1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