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드르륵’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 취사병들과 중식 준비를 마친 뒤 식당 한 켠에 마련된 재봉틀 앞에 앉아 전투복과 행복한 씨름을 하며 미소 짓는 병사들의 ‘어머니’라 불리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13년째 대대 ‘병사식당 민간 조리원’으로 근무하는 우경여(45세, 3사단 11포병대대)씨다. 우 씨는 남편은 3사단 포병연대 주임원사로 27년 간 군 복무중인 윤선호(48세) 원사이고, 둘째 아들은 26사단 탄약관으로 근무하는 윤청한 하사(22세)인 군인가족이다.

우 씨는 대대 주둔지가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위치해 영외 수선업체가 멀리 떨어져 있어 전투복을 제때 수선하기 어려운 경우를 자주 보았었다.

10년전 어느 여름날… 우 씨의 눈에 띤 것은 단추가 떨어진 한 병사의 전투복이었다. 급히 실과 바늘을 구해 새로이 단추를 달아주면서 ‘우리 아들도 군에 가면 이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마음에 병사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는 우 씨는 곧바로 집에서 사용하던 재봉틀을 부대로 옮겨 식당 한 켠에 ‘간이 수선실’을 마련했다.

이후 조리원으로서 할 일은 다 마치고 나서 하루에 1∼2시간씩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시간이 없어서 부착하지 못한 병사들의 전투복 계급장 등을 손수 달아주었고, 훈련을 받다가 해어진 옷은 정성스럽게 수선해 주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솜씨와 정성을 담아 대대원들의 전투복을 무료로 수선해 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째이고 우 씨의 손을 거쳐 간 장병은 약 4,000여 명에 이른다.

대대 인사과에 근무하는 구준모 일병(22세)은 “부대에 전입와서 훈련을 받다가 전투복이 조금 해어졌는데 말끔히 수선해 줘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조리원 어머니’가 병사들을 위해 봉사해 주는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도 감사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우 씨는 지난 2006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주말에도 출근해 자격증 취득을 희망하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조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자식을 군에 보낸 어머니의 넉넉한 마음을 지녀 병사들과 대화가 잘 통한다. 우 씨에게 자신의 고민거리를 털어놓는 병사들이 한 둘이 아니다.

전역한 병사들이 우 씨의 따뜻했던 정을 잊지 못해 ‘어머니’라 부르며 부대로 찾아와 안부를 묻곤 한다. 부대 간부들도 “병사들을 친자식처럼 아끼는 마음이 부대원들에게 전해져 병사들이 더 밝고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며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대대 급양담당관 이단웅 중사(29세)는 “우경여씨는 조리원을 넘어 병사들의 ‘어머니’이자 부사관의 ‘누님’ 같은 분이다. 전투복 수선은 물론이고 장병들이 아프면 죽까지 끓여주는데 이건 정말 부모마음 아니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우 씨는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얼마 전 전역한 큰 아들과 하사로 복무하고 있는 작은 아들을 생각하면 11포병대대 용사들도 다 내 자식과 같다. 내 자식과 같은 병사들을 조금 도울 뿐인데 뭐가 그렇게 큰 자랑할 일이냐”며 겸손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