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 단풍잎이 떨어져 있다. 인위적인 작위는 없다. 자연의 작품이다. 눈이 내렸고 그 위에 이파리가 떨어진 것이다. 바람에 날리면서 자연스럽게 멈춘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오묘하다. 그 누가 그린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양한 모습으로 가슴에 와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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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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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서 눈 위에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방향을 달리해서 보면 또 다른 형상으로 다가온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배어나는 멋이 모두 다르다.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위대한 작품이란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이 배어 나와야 한다. 하얀 눈 위에 그려진 그림은 분명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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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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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걸작품을 바라보다가 문득 어머니가 떠오른다. 어머니에게 효도하지 못한 후회가 밀물되기 때문이리라. 인위적인 것이라고는 조금도 들어가지 않은 자연의 완벽한 작품이, 채워지지 못한 것으로 넘치는 나 자신을 나무라고 있는 탓이리라. 완전할 수는 없지만 그 것을 추구하여 노력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추궁하는 것 같다.
인천에 살고 있는 효자 이 군익씨의 기사를 보았다. 지게에 아버지를 모시고 금강산에 다녀왔고 공자의 고향인 곡부에도 아버지를 모시고 다녀왔다는 기사를 바라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싱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은 사람은 많아도 부모님을 위해서는 효도를 다하는 사람이 드물어진 현대에 귀감이 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내리 사랑은 인위적이지 않다. 노력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자연스럽다. 눈 위에 단풍으로 그려놓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자식 사랑을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효는 다르다. 효도는 치사랑이다. 치사랑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 하는 사랑이다. 당연히 동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효를 실천하기가 어렵다.
지게에 마음을 담아 아버지에게 효도를 다하는 그 분은 막내아들이라고 한다. 장남과 차남의 차이가 사라져버린 오늘의 세태에서 그 것을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되어버렸다. 통계에 의하면 아들과 함께 사는 자식보다 딸과 함께 사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효성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미어온다. 아들로서 제대로 모셔본 적이 없으니, 부끄럽게 짝이 없다. 나이를 먹어 얼굴에 주름살이 늘어갈 수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진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하얀 눈 위에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면서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나 또한 어머니처럼 늙어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니, 더욱 더 절실하게 그리워지는지도 모르겠다. 속절없이 2006년도 지나가고 있다.<春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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