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감소와 경기침체 등으로 원아모집에 실패한 유치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그러나 대학 부설 유치원이나 강남의 고가 유치원은 오히려 자리가 없어서 들어 갈 수가 없다. 사회의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유치원에서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있는 모 유치원은 올해도 원아모집은 조기에 마감했다. 이 유치원의 수업료는 3개월에 82만5천원, 여기에 22만원의 입학금은 별도로 더 내야 한다. 또 영어 등 특기적성교유를 받기 윈해서는 월 10만~2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지만,  혹 비는 자리가 있을까 바라며 대기하고 있는 아동이 있을 정도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서울 지역의 유치원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다. 1996년 1,322곳이던 유치원이 지난 해는 923곳으로  400곳은 문을 닫았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동안 유치원생 수도 17%가 줄었다. 96년 10만 3청여명에 이르던 유치원생이 지난해 4월에는 8만5천3백여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 급감으로 인해 아동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문을 닫는 유치원의 수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불황으로 가계 소득이 줄면서 저소득층 중심으로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영세 유치원의 경영난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어느 강북에 위치한 유치원은 내년부터 어린이 집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유치원 원장은 "저소득층 자녀들은 사실상 유아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