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 진해 통합안이 지방의회 의결로 찬성 결정되면서 통합 논의의 주도권 쟁탈전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초전 '우리 이름이 먼저'
행정구역 자율통합과 관련, 통합시 명칭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마산시는 여러 자료를 배포하며 통합시를 축약한 명칭으로 '마창진'을 쓴다. 창원시는 '창마진'을 쓰고 있으며, 여기에 맞서 진해시도 '진창마'라는 이름을 들고 나왔다.
통합시의 명칭을 기존 3개 시 지명에서 가져올 것인지, 전혀 새로운 명칭으로 정할 것인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우선 거론되는 통합시 이름 첫 글자엔 자신들 지자체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다.
나름대로 주장하는 근거도 있다. 마산은 창원의 경우 마산시 창원지구출장소와 창동을 편입해 1980년 시로 승격된 점을 들어 '마·창·진'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창원시는 역사적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창원도호부가 1914년 창원군과 마산부로 분리됐고,창원군 관할 진해읍이 1955년 진해시로 승격된 점을 들어 '창·마·진'이 당연하다고 본다.
진해시도 예부터 진해가 가야 연맹체의 한 축이었고 현재 미래가치가 높은 도시임을 근거로 '진·창·마'라는 명칭을 어느 순간부터 들고 나왔다.
◇기싸움 '통합시 출범준비단 구성'
통합시의 주도권 싸움은 '통합시 출범준비단 구성'을 둘러싸고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의회 차원에서 행정구역을 통합하기로 의결한 만큼 창원 마산 진해 통합시는 올 12월 통합시 출범준비단을 발족해야 한다. 이어 공동추진위원회도 꾸려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출범 준비단을 어떤 형태로 구성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형식적으로는 민간위원을 포함, 3개 시가 동수의 인원을 뽑아 준비단을 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제 선정과 표결 방법 등을 놓고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해 보인다.
◇쟁탈전 '통합청사는 우리 지역에'
통합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현실적인 갈등에 곧바로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통합청사의 입지 선정을 비롯해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 결정 문제, 통합 후 기반시설과 인프라의 재배치 등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할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라 지역 공간의 용도별 재배치는 물론 종합적인 지역발전 청사진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놓고도 통합 이전의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상당한 이견이 표출될 전망이다.
이미 통합시의 청사진과 관련해 마산은 항만 및 첨단산업에 비중을 두는 반면 창원은 기계 및 제조업에, 진해는 항만을 중심으로 한 개발 가능성에 무게를 둬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 교수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전문가들은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면서 통합 이전의 옛 지역 간 소지역이기주의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험적으로도 1995년 주민투표를 통해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사천시로 통합했지만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선거때만 되면 지역주의가 부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e데이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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