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가 지난 23일 충북 청주를 방문하여 지역인사 간담회에서 “(세종시)원안이나 수정안이나 공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환매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양승조 민주당 국회의원은 “환매권을 제한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입법이 필요하며 입법은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이는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는 나쁜 버릇이 이제는 습관이 된 것인지, 아니면 국무총리 자리가 헌법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라도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정운찬 총리의 발언은 이석연 법제처장의 발언과도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는데, 이석연 법제처장은 지난 13일 “이미 법 성격상 토지를 수용한 목적이 완전히 바뀌어서 환매권 행사는 대체입법이건 전문 개정이건 필연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환매권은 토지수용권이 국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여된 국민의 기본권이다. 사법부도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토지수용권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 따라 환매권 청구를 수용하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양승조 의원은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사법부의 판례도 뒤엎고, 같은 행정부 내에서도 비판받고 있는 정운찬 총리의 환매권 제한 조치 발언은, 최근 ‘입만 열면 사고친다’는 세간의 비판을 피할 길이 없을 것 같다”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