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은 깨끗하여 돋보인다. 세상의 모든 허물과 어두운 것을 감춰주고 있으니 아름답다. 하얀 눈은 처음처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준다. 달리면서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된 아픔의 상처들을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으로 포용해주니 자연스럽게 의지할 수가 있다.
아름다움이란 감동이다. 하얀 눈을 바라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감동은 하나로 일치될 때 생기는 감정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양한 기분들이 혼재되어 있을 때 그 것을 하나로 조화를 이루게 해주면 아름답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포함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힘도 함께 가지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는 풍광은 아름답다. 그런데 하얀 세상 사이로 오롯이 고개 내밀고 있는 모습은 압권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수 있다. 호수의 물과 주변의 하얀 눈이 어우러져 환하게 빛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가슴에 가득 차는 사랑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조우한 우뚝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감동이 진하면 몽롱해진다. 다른 생각은 조금도 할 수가 없다. 호르몬의 작용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환상에 젖어든다는 점이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 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초록만으로도 아름답다. 그러나 하얀 눈 위에 초록이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대조되는 것은 무엇이든 돋보인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기쁨이 넘치면 어김없이 슬픔이 찾아오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극복하고 나면 기다리고 있는 환희를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얀 눈 사이로 고개를 내민 초록은 눈부신 빛이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겪은 수많은 어려움과 아픔은 다가오는 내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자. 더 큰 즐거움을 주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더 큰 축복을 주기 위하여 시험한 것 정도로 믿자. 그렇게 되면 그 동안의 힘들었던 것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뀌게 된다.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는 새해가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새해는 새로운 시작이다.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출발하는 시점이 된다.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눈부시게 만들어 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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