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에서나 최고의 정치행위는 국민이 직접 참여해 정치 및 정치인을 평가하는 선거다. 모든 선거의 결과는 정치인 및 정치집단이 행했거나 앞으로 행할 정치행동에 직접적인 평가와 영향을 함께 담는다. 이 같은 고도의 정치행위가 이루어지는 선거에 정치인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급기야 정치를 포기하는 행위다.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보여주고 있는 6.2 지방 선거에 대한 불개입 방침은 스스로 정치인이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더군다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차기대권 주자로서 명실상부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6.2 지방 선거에서 반드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내보여야 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지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6.2 지방선거일이 70 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당의 공천신청 만료일 코앞인데도 여전히 침묵 속에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보이고 있는 이 같은 침묵행동에 대해 정치인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조차 의아해 하고 있다.

 도대체 지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박 심이 과연 무엇이냐며, 다들 궁급해 한다.

과연 일반 언론들이 분석하는 대로 "특별한 정치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당이 분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이번 선거에 대해 지역을 불문하고 오로지 침묵"만 하는 것일까? 또 다시 당을 위해 자신 스스로 소극적 희생양이 되겠다는 것인가?

수도권 지역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치인 박근혜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대구 경북지역을 비롯한 영남지역에서조차도 이번 6.2 지방의원 선거와 관련해 박근혜 의원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바로 이 지역은 자신의 정치역량을 키워주는 정치기반이다. 이런 지역에서조차도 자신의 정치신념을 존중하고 추종하는 이들에게 가타부타 말이 없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현 영남지역 자치단체장들이 이명박 정부와 호흡을 잘 맞추고 있지도, 정치인 박근혜와 호흡을 잘 맞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박근혜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만이라도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당에 제기하는 한편 자신의 정치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인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번 6.2 지방 선거에 임해야 한다.
정치인이 선거기간을 맞아 심모원려(深謀遠慮)할 필요도, 더군다나 굳이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다. 이런 정치행동은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위축시키는 행위로 스스로 정치적 입지를 좁히는 일이다. 더불어 나라를 위한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비금 당장 박근혜 의원은 침묵을 깨뜨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곧 이 땅의 정치를 위한 길이고, 또한 정치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평소 가진 정치소신, 곧 나라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 20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