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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와 장독대 그리고 사랑
행복은 마음에
2007년 01월 04일 (목) 18:01:11 정기상 편집위원 keesan@korea.com
 


    “콜록 콜록-”

  둘째가 고통스러워한다. 갑자기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토하고 있다. 집사람이 걱정스런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여도 아무런 차도가 없으니, 안절부절 난감해한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내 마음도 고통스럽다. 아이는 아이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음을 끓여줄까?”

  “괜찮아요.”

  “스프를 사다가 끊여줄까?”

  “싫다니까요.”

                    


 

  무엇이든지 거절하는 아이의 모습을 참을 수 없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솟구치는 울화를 참아낼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하여 화를 낼 수도 없다. 눈앞에서 아이가 아픔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분통을 터뜨릴 수는 없는 일이다. 짜증을 해소하지 못하니, 화살이 집사람으로 향한다. 아이를 평소에 잘못 가르친 결과라고 핀잔을 준다.


  집사람의 표정을 보니, 이 것 또한 보통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집사람의 마음도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거기에다 불을 지쳤으니, 언제 터질지 모를 일이었다. ‘아차, 실수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고함 소리가 집안을 그득 채운다.


  폭풍우가 지나 간 뒤 가만히 내 안을 들여다본다. 그런데 내 안의 모습이 보이기는커녕 어머니의 얼굴이 다가온다. 한 겨울이면 장독대에 내놓았던 악대기(무 조림의 사투리)를 가져다주시던 어머니가 떠올린다. 얼마나 시원하고 맛이 좋았는지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것은 어머니 사랑의 진수였다.

                     
   
 
   
 


 

  어머니는 음식을 모두 손수 만들었다. 매년 빼놓지 않고 메주를 만들고 그 것으로 장과 고추장을 만들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힘들다 말한 적이 없었다. 아이가 아파 고통을 받고 있으니,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워진다. 말을 듣지 않아 이렇게 속이 터지는데 어머니는 어떠하셨을까.

   
 
   
 

  아이가 아파 신음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불행도 행복도 모두가 같은 것이 아닐까. 눈앞에 벌어지는 일은 같다. 어머니처럼 사랑으로 세상을 보면 그 것은 행복이고 나처럼 분통이 터지면 불행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장독대와 메주와 어우러지는 어머니가 보고 싶다.<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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