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동부전선 최전방 아군 초소에 단 두 발의 14.5미리 기관총알이 날아들었다. 사격을 당한 아군 역시 즉각 대응 사격에 나섰다. 아군의 대응 사격은 북한군의 사격 수위보다 1.5배 더 많은, 하지만 단 세발의 기관총격을 가했다.
아군과 북한 군 모두 이번 기관 총격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던 모양이다. 문제는 그 같은 총격전이 벌어진 시점이다. 즉 총격전이 벌어진 다음날(10월 30일)에는 금강산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있다.

북한군은 왜 이 같은 시점에 기관총격을 가한 것일까? 우리 군 당국자는 그 같은 북한군의 행동을 두고 북한군의 남북군사실무회담 요구에 대한 우리 측의 단호한 거절 때문이 아닌가하고 추측하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군 당국이 최근 우리 측에 남북군사실무회담을 제의해 왔고, 우리 군 당국은 천안함 사태를 들어 그 제의를 분명하게 거절했다.

이 같은 우리 측의 거절을 못마땅해 하고 있는 것이 북한 군부다. 이런 이유로 단 두 발이지만 이번 북한군의 기관 총격은 다분히 의도적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는 이번 북한군의 기관 총격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유엔사에 이미 제기했다. 이후 조사가 더 진행되면 북한군의 이번 아군 초소에 대한 단 두발의 기관총 총격 저의가 밝혀 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북한이 전개해 온 주요 군사적 움직임을 고려할 때, 이번 총격은 보다 분명한 또 다른 목적을 가졌다고 볼 수도 있다. 이미 여러 차례 거론 된 적이 있지만 오는 11월 11일, 12일 양일 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해공작을 펼치겠다는 것이 북한 측의 태도다.

따라서 이번 북한군의 아군 초소에 대한 기관 총격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일부 정상의 참여를 좌절시키는 등 G20 정상회담과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와 함께 북한내부는 현재 제 3대 권력세습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둘러싼 내부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포스트 김정일 후 북한 정권의 실세로, 권력세습자로 떠오른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은 김정일 위원장만큼이나 독한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이미 실패로 끝난 2009년 10월 화폐개혁 역시 김정은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김정은은 자신이 후계자가 되기 위해 새로운 군사적 도발을 결정적인 시기에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 같은 군사적 도발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 시기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북한 사회 내부의 경제사회적 사정을 고려 할 때 북한의 도발은 단발성으로 끝나야 한다. 따라서 그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입장은 확전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 사회 내부의 결속력을 이끌어 낼 수도 또한 있어야 한다.
이런 사항들을 감안하면 지금 현 시점은 그 같은 요건을 충족시킨다. 우선 G20 정상 회의에는 중국이 참여하고, 이 때 만일 남북한 간에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보다 쉽게 중국 측의 견제 및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고려할 요인은 김정일 후계자로 떠오른 김정은의 나이가 아직 20대 후반으로서 어리다는 점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현재 김정은은 가슴에 열이 많이 나는 등 행동이 다분히 충동적일 수 있다. 물론 김정은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치권력 기반을 다지고자 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 해 우리 군 당국은 비록 단 두발의 기관총격이지만 이번 사안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 문제 혹은 기관총격전이 발생한 해당 지역에 집중한 나머지 다른 시점, 다른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태에 대해서도 우리 군 당국은 마땅히 가정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해상 및 적의 공중 기습 공격에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이 점에 외에도 북한과 알카에다 등 여타 국제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에도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 지금 한반도의 긴장 상태는 우리 국민의 마음 상태와는 달리 극도의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201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