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지하 공항터미널서 수속 끝내고 몸만 편하게
다음달 말이면 서울역에서 43분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갈 수 있게 된다. 오는 12월 29일 인천공항~서울역간 공항철도 전 구간이 개통하기 때문. 코레일공항철도는 인천공항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역사 편의시설 설치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16일 개통 준비가 한창인 코레일공항철도 시승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을 다녀왔다.
서울역에 들어서자 서부역 쪽 경의선 승강장 옆에 공항철도로 향하는 개찰구가 보인다. 아직 개통 전이라 일반인 출입은 금지돼 있다. 지하 5층 깊이(50m)에 만들어진 공항철도 서울역~상암DMC 구간은 쉴드공법(터널굴착과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이 동시에 진행)으로 만들어져 과거 지하철 공사처럼 지상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서울역사와 주변 도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열차에 오르니 빠른 속도로 시내 구간(홍대입구,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 역)을 지나 마곡철교를 건넌다. 한강의 네 번째 철도교량인 마곡철교는 2.4km로 지상에서 철골을 용접해 바지선으로 운반해 교각에 올리는 ‘리프트 타워공법’으로 만들어져 교각 사이가 넓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다리에 오르면 서울 도심과 서해 낙조를 동시에 볼 수 있고, 권율 장군과 행주치마 얘기가 전해지는 고양시 행주산성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열차는 20분 만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지하철에서 탑승수속에 늦을까 가슴 졸이던 기억이 스쳐갔다. 앞으로는 서울역에서 20분이면 공항에 닿게 됐으니, 업무를 마치고 여유있게 김포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김포공항을 지난 열차는 인천공항고속도로와 나란히 뻗은 전용선로를 따라 속도를 시속 110km까지 높인다. 고속도로의 자동차와 열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열차는 계양, 검암, 운서, 화물청사역을 지나 서울역을 떠난지 43분 만에 인천공항역에 도착했다.
올 때는 직통열차를 탔다. 30분에 한 번 운행될 직통열차는 정차역 없이 논스톱으로 인천공항~서울역을 오간다. 43분이 소요되며, 열차내 좌석도 일반 도시철도 좌석과 달리 무궁화호와 같은 2열 좌석으로 일반 열차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안락하다. 짐을 놓을 수 있는 선반도 달려 있다.
공항철도 승차권은 교통카드 사용이 가능하며, 자동발매기(5만 원 권 사용가능)와 창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직통열차는 지정석 예매도 가능하며, 창구와 자동발매기에서 살 수 있다. 교통카드를 쓰면 자유석으로 여행하면 된다.
공항철도는 인천공항을 서울 도심과 직접 연결하는 것 외에도 인천광역시 계양구, 서구 지역에 교통 수혜를 줄 전망이다. 서울 도심에서 2시간 이상 걸려 그동안 ‘교통오지’로 불렸던 이 지역은 공항철도 개통으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거리로 가까워지게 됐다. 12분 간격이었던 열차 운행도 6분 간격으로 좁혀져 열차 이용도 더욱 편해 진다.
이 지역 주민들이 누구보다 공항철도 완전 개통을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열차에서 만난 김은혜(32·인천 서구) 씨는 “홍대입구나 서울역에 가려면 광역버스로 2시간 이상 걸려 친구들과 약속 잡기가 부담스러웠는데 공항철도는 30분 만에 닿게 된다”며 “이제 홍대에서 친구들을 편히 자주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구 지역 주민들도 부평역을 경유하는 경인전철 1호선 대신 계양역에서 환승하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도착 시간을 40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인천공항철도의 또 다른 매력은 서울역 지하에 생기는 도심공항터미널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있는 도심공항터미널이 서울역에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국제선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은 서울역 공항터미널에서 수속을 마치고 짐을 부친 뒤 편하게 공항까지 갈 수 있다. 수속을 밟은 승객의 화물은 직통열차의 화물전용칸에 실려 곧바로 탑승 비행기에 실린다.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 맨들은 서울역에서 간편하게 공항철도로 인천공항에 갈 수 있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서울역에서 곧바로 KTX로 우리나라 각지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돼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바다열차, KTX 운행예정
코레일공항철도는 인천공항철도의 완전 개통에 맞춰 인천 용유도 임시역까지 운행되는 서해안 낙도 관광열차의 출발지를 서울역으로 바꿀 계획이다. 김순근 부장은 “서울역에서 40분이면 서해 바다를 볼 수 있는 공항관광열차는 매력적 관광 상품”이라며 “가족단위 관광객, 대학생 모꼬지(MT) 등에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항철도의 진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2012년 말이면 공항철도에 KTX가 운행돼 부산, 대구, 광주, 목포에서 출발한 KTX가 서울역을 거쳐 인천공항까지 닿는다. 일반 열차의 속도도 시속 180km로 높아져 서울역과 인천공항을 30분 안팎에 주파한다. 인천공항이 명실공히 세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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