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내달 중순 개헌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정부와 여당도 이에 발맞춰 각종 후속적인 개선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헌법 개정을 위한 준비작업과는 별도로 열린우리당이 '국민투표법'개정까지 대선을 겨냥한 각종 제도적 개선에 온갖 정성을 쏟아 붓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한명숙 국무총리가 범 정부차원의 '개헌 지원기구 구성'을 지시하면서 정부는 야당의 반대와 국민들의 여론과 상관없이 개헌을 추진 할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물론 한 총리가 지시한 정부기구는 외형적으로 볼 때 헌법 개정에 필요한 '법률적-행정적'지원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헌을 밀어붙이겠다는 정부차원의 강한 의지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도 지난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개정했던 '국민투표법'을 개정, 현 시대에 맞게 개정해 일반시민단체나 시민들도 찬반운동에 나서는 것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린당 민병두 의원은 이날 "군사정권하에서 만들어진 국민투표법은 독재정권의 통치수단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단순히 가부형태로 묻기 위해서 제정된 법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개헌특위 전원의 이름으로 발의해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당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민투표법의 개정내용으로는 2005년 8월 4일 선거연령을 19세로 하향조정하였으나 국민투표법은 여전히 20세 이상으로 규정한 것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아니한 정당의 정당원은 찬반운동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 등의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고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 등에서의 찬반운동 보장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비교섭 단체도 개헌에 관한 찬반운동을 적극 펼칠 수 있는 기회보장, 또 시민단체들이 생각하는 여러 가지 '개헌안'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의 장 보장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 의원은 현행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에 관한 운동을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하여 찬성하게 하거나 반대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이를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또 오는 2월초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면서 '개헌토론회'를 당원교육과 함께 병행하고, 전문가 및 오피니언 그룹과의 간담회도 계속해서 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발의와 때 맞춰 '국민투표법' 등 대선을 겨냥한 선거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개헌발의 시점이 내달 중순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그 후차적인 개선안 마련등에 바짝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12월 대선을 11개월 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이러한 각종 제도 개선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또 통합신당을 둘러싸고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에서 열린당이 주도하는 '개헌토론회-국민투표법'개정 등은 '대선용'이라는 시각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전개과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