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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영 소방방재청 방재연구소 행정지원팀장 |
최근 뉴질랜드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강력한 지진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강도는 약하지만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10년 2월 9일에 발생한 규모 3.0의 경기도 시흥시 지진의 경우 건축물 피해는 미미하였지만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지진이 도심지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하여 국민적 관심도 역시 늘어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지진에 대해 절대적인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또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과는 반대로 저층 건축물이 오히려 고층 건축물보다 더 큰 지진 피해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즉 1999년 9월 21일에 발생한 규모 7.6의 대만지진에서는 전체 피해건축물 중 5층 미만의 건축물이 95%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수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가중시켰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붕괴 건축물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1999년 8월 규모 7.8의 터키 이즈미트 지진, 2001년 1월 규모 7.7의 인도 구자라트 지진, 2005년 10월 규모 7.6의 파키스탄 지진, 2007년 8월 규모 8.0의 페루 지진을 비롯하여 최근 2008년 5월 규모 8.0의 중국 쓰촨성 지진, 2009년 4월 규모 6.2의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 2010년 1월 규모 7.0의 아이티 지진 등의 사례로부터 저층 건축물의 붕괴가 두드러졌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저층 건축물의 대규모 붕괴는 저층 건축물이 지진에 취약한 구조적 특성을 지닌 것과 더불어 대다수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대규모 붕괴로 이어졌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저층 건축물이 지진에 취약한 구조라는 것은 지진의 짧은 주기와 관련이 있으며, 여기서 주기는 동적특성 중 주요한 인자로써 한번 움직이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지진은 짧은 주기를 갖고 바람은 긴 주기를 갖는 특성이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건축물의 경우 저층일수록 짧은 주기를, 고층일수록 긴 주기의 특성이 있다. 외부에서 오는 주기와 건물의 주기가 비슷할 경우 건축물의 움직임이 커지는 공진이 발생하게 된다. 즉 비슷한 주기일수록 입력되는 에너지가 더 커지는 영향으로 저층 건축물의 경우 짧은 주기를 갖는 지진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며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에 더욱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고층 건축물의 경우 천천히 흔들리는 긴 주기의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오히려 고층 건축물의 경우 건축물의 높이로 인하여 지진보다는 바람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으며 이러한 바람의 영향을 고려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층 건축물보다 지진에 안전한 상황이다.
이렇듯 지진에 취약한 저층 건축물의 경우 대다수가 주택을 비롯하여 근린생활시설로써 대다수가 사유시설이며 지진발생시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저층 건축물에 대한 지진재해 대비의 중요성이 더욱더 크다고 본다. 즉, 지진재해저감을 위해서는 지진재해대책법 등을 통한 기존 사유시설에 대한 내진보강 권고 및 의무화 방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며, 저층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표준안 및 내진보강기법의 도출 역시 매우 중요할 것이다.
다행히 소방방재청은 아이티 지진발생 직후 전 층에 걸쳐 내진설계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으며, 또한 지난해부터 내진설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기존 저층 건축물을 대상으로 내진성능향상기법 개발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소방방재청의 지진재해 대비를 위한 내진설계 및 내진보강 정책 추진은 내진관련 기술의 보급에 따른 전반적인 건축 및 토목 관련 분야의 기술력 향상과 더불어 지진발생시 지진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은 물론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부수적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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