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퍼진 공직사회 부패의 심연이 너무도 깊어져 국토해양부 직원들이 룸살롱 연찬회를 벌이며 국토부의 한 과장은 수천만 원의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었고, 국토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 임원도 수뢰나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또 온 나라를 들끓게 만들고 있는 저축은행 비리에는 감사원-금융위원회-국세청의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연루된 혐의로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는 지경이고, 청와대 비서관도 뇌물혐의를 받고 있기에 정부와 산하기관이 곪고 썩을 썩었다는 비난에도 정부는 할 말이 있을 리 없게 되는 등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는 그야말로 땅바닥으로 추락하였다.

정치평론가인 黃태순 위즈덤 센터 수석연구원은 ‘地方관료들이 작은 도둑이라면 中央관료들은 큰 도둑’이라고 표현하며, 그는 ‘특히 李명박 정부 들어 중앙공직사회의 부패 정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2007년 대선 당시에 조금은 부패해도 능력 있는 보수를 택한 결과는 참담한 ‘moral hazard(도덕적 해이)’로 나타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자 정부는 청와대-국무총리실-감사원-국민권익위원회 등 사정라인을 총가동하여 최근의 잇단 공직사회부패 현상을 차단하기 위하여 범정부적 활동을 시작,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밝히고 있다.

2011년 올 들어 연초에는 ‘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비리 사건에 이어 외교부 상하이 스캔들-상아 밀반입 사건’등이 연달아 발생하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된 공직기강 해이 현상도 적지 않았다.

특히 권한과 재정이 집중되어 있는 中央부처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그동안 제대로 적발되지 않은 채 만성화 되어 있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총체적 moral hazard로 인하여 中央 官家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기에, 이 정부 임기 말 공직기강 해이가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는 반면에, 地方 공무원의 경우 조그만 비리도 中央에서 크게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게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의 ‘木-金 연찬회’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지방 휴양지에서 연찬회를 가진 뒤에 주말에 귀경하지 않고 휴양지에 계속 머물면서 사실상 3~4일 동안 휴가를 갖는 것을 의미하는데, 연찬회 행사는 물론이고 휴양지에 머무는 동안 유관기관이나 업자로부터 sponsor(후원)를 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하여 지는데, 국토부와 환경부 공무원과 같은 사례는 다른 부처에서도 ‘木-金 연찬회’라는 이름으로 연간 수십 차례씩 행하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국토부 공무원들은 제주도 연찬회를 열기 위해 수천만 원의 국비를 확보하여 놓고도 관련 업체로부터 2억 원 이상의 돈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는데,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국토부의 연찬회에는 4천5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음에도 관련 참가업체들로부터 2억2천500만원이나 거두어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모름지기 공직자는 청렴(淸廉)-公正-私的이익추구 금지라는 세 가지 기본 가치를 지켜야 함에도 작금은 비리사실이 드러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사회 전체가 심각한 도덕성 상실에 빠진 것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므로 지금은 모두 무너졌다고 하겠으며, 공무원이 청렴 의무를 위반하면 장관이 징계를 의결하여야 되지만 같은 부처 직원이라고 눈감아 주니까 부패가 만연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中央부처 공직사회에 비리와 부정부패가 체질화되어 있음에도 제 식구 감싸기로 대부분 자체에서 묻히는 데 비하여, 항상 地方 공무원들은 중앙 감사기관으로부터 보다 엄격한 감찰을 받으면서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있으며,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임기 시작과 중간과 말기에 토호비리 척결이란 기치로 지방을 겨냥하여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이 상례이었다.

물론 地方 공직사회 역시 토착비리가 만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규모나 내용면에서 中央 공직사회에 비교한다면 크지 않다. 즉,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비리 행태를 보면 항상 비리의 온상처럼 비춰지는 地方에 비해 규모부터 다르므로, 이번 기회에 공직자윤리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특히 中央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청산하여야 하겠다.

中央의 비리 단위는 사업규모가 크니까 中央의 비리 단위가 훨씬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도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는 4중 5중의 감시망이 촘촘하게 쳐져 있는 반면, 中央부처 공무원의 경우 워낙 인원도 많고 감시망도 상대적으로 느슨하여 비리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 드러난 것처럼 中央 공무원들이 지방에 와서 업자로부터 향응을 제공받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하는데, 中央공무원이 지방으로 출장 오면 지방공무원이 술사고 밥 사며 대접하다 보니, 지방공무원은 자기 돈으로 할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업자들을 sponsor로 끼우는 악순환의 고리를 근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中央부처 공직자의 경우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과 감사원의 감찰과 자체 감사를 받는데 비해, 지방공무원은 거기에다 행정안전부 감사관실로부터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집중적인 감사를 받고 있다. 더구나 행안부 감사관실은 중앙부처보다는 지방정부 감사에 총력을 쏟고 있으며, 또 시-군-구 같은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의 경우엔 시-도 광역단체로부터도 감사를 받는다.

문제는 얼마 전 국토부 장관이란 사람이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정신 나간 답변으로 ‘木-金 연찬회를 관례’라고 둘러대었다는 것은 부패척결에 대한 국무위원의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며 더욱 조장하는 것으로 보이며, 또 적발된 직원들은 구두경고 같은 가벼운 처벌을 받았을 뿐으로 공직사회 스스로 부패를 정화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政府가 國民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제 식구를 섬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까닭이라 하겠다.

그러니 오죽하면 대통령도 최근 국무회의에서 ‘공직 부패가 한계에 왔다’고 개탄을 하였겠나 생각이 든다. 국무총리가 올 하반기 공직사회에 대한 전 방위적 사정 방침을 밝히는 등 정부에서 공직기강을 다잡을 계획이나, 상당수 국민들은 정부의 그런 의지를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이번 공직사회 사정에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고 할 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