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군수 전동평)은 지난 26일 삼호읍 나불도에서‘나불도(羅佛島)’한시(漢詩)비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제막식은 전동평 군수를 비롯해 영암향교 전교, 천안전씨 종중,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나불도 한시비는 나불도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한평생을 보낸 한학자 호은재(湖隱齋) 전종은(1916~1983)의 작품으로 나불도의 사라져 버린 옛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불도에 있었던 고유 지명인 호동산, 문섬, 닭섬, 오갈도, 구당수 등은 나불도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정겨운 지명으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나불도는 1970년대까지 면적 3.5㎢에 53가구 300여명 살고 있었으나 영산강 하구언 개발 사업에 의해 연륙됐다. 특히, 1981년 영산강 하구언이 개통되면서 영산호 국민관광지와 대불국가공단 조성 등의 대규모 건설 사업으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고 연륙돼 옛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나불도 주민들은 지금도 고향을 잊지 못해 자생적인‘나불도 모임’을 유지하며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는데 이번 전동평 영암군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나불도(羅佛島)’한시(漢詩)비 건립 제막식을 갖게 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더욱 느끼게 됐다고 매우 반가워 했다.

나불도(羅佛島)

지은이 호은재 전종은

羅佛自古勝於地 나불도는 예로부터 경치 좋은 곳이라 더니

到處無非價不輕 가는 곳마다 값져서 가벼이 여길 곳 없네

山屹堤頭湖月明 높은 산머리에 떠오른 밝은달은 호수에 비치고

翠嵐飛出氣新時 푸른 산기운은 피어올라 새로운 계절이 오네

帆抱虎堤無恙去 돛단배는 호동산을 끼고 잘도 가는데

煙浮門島暮生光 안개속에 떠 있는 문섬에 저녁 빛이 비치네

鷄山淸風高士蹟 닭섬에 맑은 바람 덕 있는 선비의 자취같고

壅乫漁歌客棹橫 오갈도의 어부는 노래하며 노를 저어가네

拘堂落照依微後 구당수의 낙조가 어스름 진 위에

風便鐘聲動江城 강건너 종소리 바람에 실려 오네

祭峯誰知天地造 제봉에 오르니 천지의 조화를 누가 알랴 !

疑是銀河落九川 은하수가 떨어진 듯 아홉 개의 냇이 있네

寧得川源江水難 차라리 냇물근원 강은 얻기 어렵지만

此心不負始初盟 처음에 맹세한 이 마음 저버리지 않으리 !

榮山不許羅佛停 영산강이 싫어하지 않는다면 나불도에 머물러

欲使浮生終守居 덧 없는 한 평생 끝내 지켜 살고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