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4일 입법예고하는 '의료법 전부개정 법률안'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를 대폭 개선했다.
보건복지부 노연홍 본부장은 "개정안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했을 뿐 아니라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의료행위를 하는데 있어 가급적 자율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했다"며 "의료기관의 경쟁력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의료서비스산업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 본부장은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기관의 의무가 일부 강화되는 측면이 있지만 약 27가지에 걸쳐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좋아지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도 프리랜서로 여러 병원에서 순회진료 가능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은 의사도 프리랜서 의사로서 여러 병원을 순회하면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다른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법 전부개정 법률안은 의사도 프리랜서로 여러 병원에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격시험에 합격한 경우 면허증 발급 전이라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의사·한의사, 의사·치과의사 등 복수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이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소지한 면허 모두에 해당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에는 복수 면허 소지자라 해도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중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었다.
새내기 의료인의 의료행위도 가능해진다. 그동안 자격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면허증이 나오기 전까지는 의료행위가 불가능했지만 바뀌는 의료법에서는 자격시험에 합격했다면 면허증을 발급받기 이전이라도 의료행위가 가능하다.
복지부가 밝히는 '의료법 전면개정으로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좋아지는 27가지'를 알아본다.
1. 자격시험 합격후 면허발급전 의료행위 허용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이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면허증 발급전의 의료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했다. 무면허 의료행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개정안은 자격시험에 합격했다면 면허증이 나오기 전이라도 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했다.
2. 파산자, 의료인의 결격사유에서 제외
현행규정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와 파산선고를 받은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에 해당, 자격을 상실했지만 가혹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정신질환자의 자격상실요건을 구체화했으며 파산자도 의료업을 통해 경제적 제기가 가능하도록 자격상실 요건에서 삭제했다.
3. 의료인을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규정 신설
현행규정은 "누구든지 의료기관의 시설, 약품 등을 파괴·손상하거나 의료기관을 점거해 진료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의료인이 폭행·협박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의료인 보호를 위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를 폭행·협박하는 행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4. 전문의·전문간호사의 명칭사용 금지
비전문의가 전문과목을 붙여 환자를 현혹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혼란시키는 문제를 없애고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의료인이 아니면 '전문의'나 '전문간호사'의 명칭이나 유사명칭의 사용을 못하도록 했다.
5. 진료거부 사유의 구체화
현행규정에는 의료인이 진료 요구를 받은 때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당한 이유'가 모호해 문제가 돼왔다. 개정안은 "환자나 보호자와의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없는 등"을 의료인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로 신설, 진료거부의 이유를 구체적인 사례로 명시했다.
6. 의료기관 종사자의 비밀누설 금지 신설
현행규정은 의료인이 진료과정에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할 수 없도록하고 있지만 의료기관내 종사자에 대한 금지규정은 없어 이들이 환자비밀을 누설할 경우 의료기관장이 처벌받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개정안은 의료기관 종사자도 의료행위과정 등에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하도록 규정, 의료기관장 등이 부당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했다.
7. 방사선사진 등 원본발급 가능
의료기관에서 의무기록의 사본 제작이 불가능한 경우, 환자가 원본을 요구할 때에는 원본발급이 가능하도록 개정했다. 이 경우 의료기관장의 의무기록 원본 보존의무는 면제된다.
8. 의무기록 열람 및 사본교부 사유 구체화
의무기록의 열람 및 사본교부가 가능한 경우를 △환자본인 △환자의 동의서와 친족관계를 나타내는 증명서 첨부 △형소법 및 민소법상의 요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령에 의한 때로 한정, 다른 법령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기록열람 및 사본교부를 차단했다.
9. 태아의 성감별행위시 처벌규정 완화
현행규정은 의료인은 태아의 성감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형법상 낙태죄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불과한 것을 감안, 처벌규정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완화했다.
10. 의무기록의 기재사항 구체화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은 진료기록부·간호기록부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부(의무기록)를 비치해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작성해야하는 의무기록 유형이 의료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의무기록의 내용에 관한 범위가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개정안은 의료인이 작성해야 하는 의무기록을 진료기록부·간호기록부 외에도 수술기록·검사소견기록·방사선사진 및 소견기록 등 유형을 구체화했으며, 의무기록의 내용도 필수적 기재사항과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분리해 기재하도록 개선했다.
11. 보건소보관 의무기록의 사실확인서 발급
현재는 의료인이 폐업해 의무기록을 보건소에 이관하거나 의료기관을 인수한 의료인에게 인계한 경우 환자가 의무기록 사본을 요청하면 누가 발급해 주어야 하는지 애매했다.
개정안은 이같은 경우 의무무기록을 이관 받은 보건소근무 의사나 의료기관을 인수한 의사가 사실확인서를 작성·발급할 수 있도록 개선해 의무기록 발급자를 명확하게 규정했다.
12. 처방전 대리발급 인정 근거 신설
노인과 장애인 또는 수험생 등 처방전 대리수령이 필요한 경우 의사나 치과의사가 직접 진료했던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처방전 대리발급을 가능하도록 했다.
13. 간호사의 업무 규정 신설
현행규정은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요양상의 간호' '진료보조' '보건활동' 등 추상적이지만 개정안은 이같은 활동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14. 중앙회 업무 규정 신설
의료인 중앙회의 업무 범위를 학술진흥을 위한 연구, 보수교육, 의료봉사 등으로 명확화해 특수법인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15. 의료인단체의 행정처분 요청 규정 신설
보수교육, 품위유지, 취업상황신고 의무 위반자에 대해 의료인 단체에서 행정처분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 의료인 중앙회의 자율성을 높였다. 현재는 의료인이 의료법령을 위반한 경우 의료인단체의 자율징계권이 없다.
16.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 협진체계 구축
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종합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협동진료가 가능하도록 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의료기관의 대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 복수 의료인 면허자의 의원 개설 허용
지금까지는 의사·한의사, 의사·치과의사 등 복수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라도 한 종류에 해당하는 의료기관만을 개설할 수 있었지만 개정안은 복수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한 의료기관 내에서 면허에 해당하는 진료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18. 진료과목 명칭을 시행규칙에서 규정
종합병원의 개설 요건 중 진료과목을 시행규칙에서 정하도록 개선, 진료과목 명칭 변경 시 보건복지부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19. 특수기능병원의 지정 근거 신설
현행규정에서는 의료기관을 단순히 병상 규모에 따라 의원·병원 및 종합병원 등으로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특수한 기능에 따른 종별구분을 인정, 다양한 형태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특수기능병원으로 특화병원과 취약지 거점병원을 신규로 인정했다.
20. 병원 내 의원개설 허용
병원급 의료기관 내에 별도의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환자의 이용 편의를 높였다.
21. 의료기관 외국어 명칭표시 등 허용
현행규정은 의료기관 명칭으로 외국어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외국어 명칭을 병행 표기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신체기관 또는 질병명의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22. 환자 유인·알선의 부분적 허용
현행 의료법은 의료비 할인, 교통편의 제공 등 환자를 유인하기 위한 일체의 유인·알선 행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단, 환자의 경제적 사정을 감안해 기초자치단체장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 한해 할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정안은 비급여 비용에 한해 할인·면제 등이 가능하도록 개선, 환자의 유인·알선을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23. 의무기록의 이관 제도 개선
현행규정은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폐업할 경우 자신이 보유했던 진료기록부 등을 관할 보건소에 이관해 보관토록 하고 있으며, 의료기관을 다른 의료인에게 인계할 경우에는 의무기록 인계에 관한 규정이 없다.
개정안은 폐업할 경우 전자문서 형태로 저장해 보건소에 제출할 수 있도록 개선했으며, 다른 의료인에게 의료기관을 양도할 경우 의무기록도 인계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24. 비전속진료 허용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은 의료인도 프리랜서 형식으로 여러 의료기관을 순회하면서 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개선,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이 다른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25.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개선
의료법인은 개설하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업무 외에도 의료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6. 의료법인의 합병절차 신설
현행 의료법에는 경쟁력이 약한 의료법인의 퇴출구조가 마련되지 못해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및 경영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개정안은 의료법인의 해산 사유를 신설하면서 다른 의료법인과 합병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 의료법인의 퇴출구조를 마련했다.
27. 간호조무사 업무 범위 개선
현행규정에는 간호조무사의 업무범위가 의료법상 간호보조지만 시행규칙에서는 간호보조 및 진료보조로 불일치했다. 개정안은 의료현장에서의 간호조무사의 기능과 역할을 반영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업무 범위에 '제한적 진료보조 업무'를 의료법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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