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은 전시를 평화로 회복하는 국방주권이어야 한다
2012년 4월 17일,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국방주권의 핵심인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받게 되었다. 1950년 7월 14일 한국전쟁의 비극과 함께 우리 손을 떠났던 전작권의 반환소식은 2.13 6차회담 합의 이후 또 하나의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전작권 반환의 배경이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전과 평화체제 수립 과정이 아니라, 미국의 해외주둔군재배치계획(GPR)과 작년 1월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합의 이후 변환된 한미동맹의 흐름이라면 이번 반환결정은 환영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전작권 반환은 남북한 상호군축을 통한 평화체제 수립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2012년까지 한미 양국은 물론 관련국들은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북미 적대관계의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한 한미 간 작전계획 또한 대한민국 중심의 평화적 작전계획으로 새롭게 전환되어야 한다. 즉, 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하에서 수립될 작전계획은 바로 ‘잠정적 전쟁상태로서의 휴전’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로드맵이어야 한다. 이는 최근 2.13 6자회담 합의이후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관련국 간의 논의의 핵심이 한반도 긴장관계의 요인들을 제거하는 프로세스가 되어야하는 이유와 같다.
그런데, 이번 전작권 반환합의에서 한미 양국은 여전히 대북억지력을 주로 하는 한미동맹의 목적을 재확인하고 고도의 연합전투수행 능력 유지를 위한 훈련 및 연습의 중요성도 공감하였다고 한다. 방위력 누수에 대한 우려를 막기 위한 당연한 대책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대북억지력과 중국?일본과의 경쟁을 이유로 군비를 확장하고,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을 지원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이는 전작권 반환을 국방주권의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국민들의 희망을 저버리게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합의는 환영할 일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작권 반환합의가 대선시기 정략적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도 안된다.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차기 정권은 반드시 2012년까지, 그리고 전작권 반환 이후라는 2단계 시기적 구분을 통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분명한 청사진과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2.13 6자회담 합의와 이번 전작권 반환합의를 통해, 한반도는 전쟁과 평화의 저울위에 놓이게 되었다. 그 눈금이 평화쪽으로 기울기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민주노동당은 그 선두에서 전력을 다할 것이다. 평화보다 더 큰 투자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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