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봄마다 전국적으로 축제가 넘쳐나는 가운데 올해로 벌써 32회를 맞은 이천도자기축제가 이번에는 장소를 옮겨 설봉공원이 아닌 이천도자예술인마을(예스파크)에서 4월 28일부터 5월19일까지 개최되었었다.

서이천 톨게이트 근처 이천 휴게소 옆인 신둔면 고척리에 조성된 이천도자예술인마을에는, 도예, 유리공예, 가죽공예, 컨츄리아트, 조각, 회화, 수제가구, 전통의상 등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집과 작업실을 짓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자의 전시관에서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받은 입주자들이 아직 모두 건물을 다 짓지도 않았고 입주한 작가들도 준비에 어려움을 느끼고 어수선한 상황이었으며, 이천도자예술인마을에서 처음 개최하는데 대하여 준비하는 추진위에서도 홍보 등 여러 가지 애로점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 이천도자기.꽃 축제는, 썰렁하던 도자예술마을 곳곳을 꽃으로 돋보이게하려는 시도를 했다.

건물을 짓지 않은 빈 땅에 유채꽃과 게걸무를 심어서 꽃밭을 꾸미고 정원의 포토죤은 어느 궁궐의 정원과 같았다. 그러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준비하다가 보니 주요행사장 근처에서만 풍족한 꽃을 볼 수 있었다. 각 마을마다 있는 공원엔 풀들이 무성했다.

그러나, 볼거리를 제공하고 공간을 살리며 도자기와 꽃이 서로가 돋보이는 아이디어가 좋았기에 앞으로도 도자기.꽃 축제를 하자는 긍정적인 평가 의견이 많았다.

또한, 이번 이천도자기.꽃축제에는 볼만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2018 이천도자트렌드 공모전 수상작 전시가 있었으며, 꽃을 담고 꽃이 담긴 도자기를 실제 거실과 동일한 세트에 전시하는 거실도화전, 중국 경덕진과의 한중도자교류전, 중국도자유물전, 이천차도구회 회원전, 독일전통도자와 맥주잔전, 도자 빚기 경연대회, 도자기 핸드페인팅체험, 어린이 모래놀이터, 4D VR 시뮬레이터 체험관, 한복입기체험, 페이스페인팅, 국제인터로컬 워크숍, 해주선생님과 함께하는 도자순례, 야외공연, 세븐퀘스트 스탬프투어 등등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많았다.

이번 이천도자기.꽃축제는, 주로 인터넷을 보고 방문한 이들이 많았으며, 특히 외국인들의 재방문이 많았다고 한다. 방문객들은, 여러 가지 체험 등의 프로그램은 좋았지만, 주차공간 부족과 출입구의 혼잡, 승강장을 찾기 힘들고 오래 기다리는 셔틀버스에 대해 아쉬웠다고 한다.

그리고, 이천도자기축제는 이천에서 제작된 작품만을 판매하도록 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이천도자기.꽃축제를 이천도자예술인마을에서 하다 보니 외부에서 들어오게 된 일부 작가들이 그러한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평가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이천도자기.꽃축제는 이천도자기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입주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천도자예술인마을 이름 공모를 하여 외부에 의해서 '예스파크'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에 대하여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입주자이든 비입주자이든 거의 모든 도예인들과 예술인들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예스파크'라는 이름이 무슨 놀이공원이나 주거지나 모텔같다는 말들을 듣는다고 입을 모았다. "예스파크'라는 마을이름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 입주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천도자예술인마을 입주자와 비입주자 간의 행사 장소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번 이천도자기.꽃축제는, 이천도자예술인마을에 입주하는 이들은 자신의 판매장과 회랑 길에서 동시에 판매행사를 했으며, 비입주자들은 광장위치에 돔 천막을 치고 설봉공원에서 할 때처럼 판매행사를 했다.

그러나, 비입주자들은 이미 많이 알려진 설봉공원이 더 나은 장소를 제공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장소를 옮긴 줄 모르고 설봉공원에 갔다가 다시 찾아오는 이들도 꽤나 많았으며 이는 아직 이천도자예술인마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이천도자기.꽃축제는 관람객 수가 줄고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매출이 늘어 경제파급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 보고되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점점 경기부진 여파로 관람객 기준 소비가 줄어드는데도 그러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볼거리 제공을 위하여 이천국제조각심포지움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유치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달렸다. 우선은 이천도자기축제 추진위원회에 도예인들이 더 많이 참여하여야하고,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이천도자기축제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미리 해야 할 것이다.

이천도자기축제에 참여하는 작가들도 좀 더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을 내어, 내년 이천도자기축제가 좀 더 잘 준비되고 새롭고 멋진 도자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2018년 8월16일(목)에 있었던 이천도자기.꽃축제 평가회에서는 도자기 신작을 모아 전시하고 우수한 작품을 시상하는 시상식도 있었으며, 이러한 이천도자어워드에서 금상에 묘한 조순제, 은상에 나작가 나정희, 두드림 우경자, 동상에 토닥토닥 이종철, 수수 김혜영이 수상자로 선정되어 상장과 상금을 수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