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학고재에서는 2006년 첫 전시로 한국화가 이호신의 개인전 '나는 인도를 보았는가'를 24일까지 마련했다.
한국화가 이호신 선생은 한국의 문화유산과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민족의 삶을 진경 정신에 기초한 한국 수묵화의 전통으로 이어왔다. 선생은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위한 자연유산의 중요성을 깨닫고, 생명의 외경과 삶의 본질을 밝히는 그림과 글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우리 산천과 문화유산에 대한 이호신 선생의 따뜻한 애정과 눈길이 새롭게 미친 곳은 인도다. 이번 전시는 선생이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한 50여 일간의 인도순례 후 남긴 그림들을 모은 전시다.
인도는 일반인에게 흔히 두 가지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신비로운 종교와 문화를 가진 동경의 나라이고, 다른 하나는 가난하고 퇴락한 나라의 이미지다. 하지만 이호신 선생의 그림에는 이 두 가지 편협한 이미지에 갇히지 않은 생생한 인도의 삶과 문화가 담겨져 있다.
마땅하게도 선생의 그림에는 인도의 문화유산이며 세속 풍물, 사람들, 자연경관 등이 나오지만, 그것은 관광객의 피상적인 구경거리는 아니다. 거칠다고 해야 할 만큼, 주저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선생의 붓질과 더불어 인도의 풍광과 살림살이 또한 꿈틀거린다. 한갓 그림의 대상으로서 박제되지 않고, 종이에 옮겨 앉았어도 살아있는 듯 숨을 쉰다.
대작 <바라나시 갠지스강-생사의 노래>에는 힌두교의 성지 갠지스강에서 한쪽에서는 시체를 태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체를 태운 물에 목욕을 하는 인도인들의 모습이 있다. 외국인의 눈에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상황, 삶과 죽음이 한자리에 펼쳐지는 그 곳에서 선생은 만다라와도 같은 인도의 사상과 문화를 함축적으로 화폭에 담았다.
이렇게 선생은 수없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도, 그래서 혼돈스럽고 모호하기까지 한 인도에 대한 느낌을 어떠한 잣대나 평가 없이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동시에 거기에는 그가 우리 산천과 문화를 대할 때 그래왔듯이 깊은 애정과 이해가 담겨 있다. 낯선 문화를 대하는 선생의 열린 태도는 이번 전시의 제목 <나는 인도를 보았는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두 번 여행하고 감히 인도를 안다고, 혹은 보았다고 할 수 없다는 겸허한 마음은 전시 제목을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돌려놓았다.
모두 40여점의 그림들이 출품되는 이번 전시에 맞춰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이는 여행기도 발간될 예정이다. 살아있는 만다라의 세계, 인도를 체험할 이번 전시는 인도에 대한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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