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66%가 신천지 교인인 대구 한마음아파트의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사태와 관련해 대구시의 부실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지난달 1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지난 5일까지 꾸준히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4일과 이달 1~2일에는 각각 13명, 8~7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담 감염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인데도 대구시는 지난 4일에서야 확진자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아파트 내 집단 확진 실태를 확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확진 환자의 주거지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일체 비공개로 하고 있다"며 "다만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 구급차가 오기 때문에 확진자 발생 관련 소문이 있을 수 있고 그 소문을 종합해 대구시종합복지회관에서 대구시 복지국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 뒤늦은 역학 조사를 통해 전체 입주민 142명 중 신천지 신도가 94명으로 해당 아파트에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동일집단 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이 아파트에서 하루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4일을 기준으로 9일이 지난 뒤에서야 역학 조사가 실시된 것이다.

이에 권 시장은 당시 하루에만 확진자가 100명을 넘는 시점에서 병원이나 학교가 아닌 아파트 단지까지 정밀 역학 조사하거나 코호트 격리를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대구시는 한마음아파트의 집담 감염 사례를 언론에 뒤늦게 공개했다.

그간 대구시가 집담 감염이 발생한 어린이집이나 병원 등의 장소에 대해 곧바로 관련 방역 대책을 발표했던 것과는 이례적인 대목이다.

대구시가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생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교인 거주지를 파악해 격리 조치 등을 실시했다면 집단 감염 확산을 좀 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신천지와 관련해 대구시의 미온적인 태도는 줄곧 구설수에 올랐다.

경기도가 신천지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신천지 과천본부에 강제집행을 한 것과 대조적으로 대구시는 초기 대응 당시 신천지가 직접 제출한 교인 명단에만 의지해 역학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교인 명단과 시설 현황이 일부 누락 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대구 신천지 관리책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권 시장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타 시도에 비해 대구시가 신천지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지적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게 어떻게 하면 강경하게 하는 것이냐"며 "저희는 이미 신천지 명단을 다 확보해 자가격리 조치, 검체 조사를 다 마쳤고 신천지 교회 관련 시설은 이미 폐쇄됐다. 대구가 신천지에 대해서 미온적이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