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속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관련해 대구시가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신천지 대구교회를 대상으로 행정조사에 착수했다.

대구시는 12일 오전 10시부터 경찰 등과 함께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와 다대오지파장을 비롯한 신천지 주요 간부들의 사택 4곳을 행정 조사했다. 해당 교회와 관련된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23일 만이다. 행정조사에 경찰력이 동원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정조사에는 시 역학조사반과 행정인력, 대구경찰청 수사과 소속 경찰관 등 199명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반은 신천지 대구교회 뒷문을 열고 시설 내로 진입, 행정조사를 벌였다. 교회 정문 출입구가 잠겨 있어 불가피하게 뒷문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시 행정인력과 경찰은 신천지 교인 명단, 집단 거주지 등 역학조사에 필요한 자료의 은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자료 등을 확보하고, 각종 대장과 자료 등도 집중 확인했다. 건물 1∼9층을 돌며 실제 시설 용도 등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천지 교인들의 저항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바깥에 경비 인력을 배치하고,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도록 수사관과 디지털포렌식 전문요원 상당수를 지원했다.

조사는 오후 9시30분쯤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13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 등에 대해 상세하게 밝힐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신천지 관련 의혹을 확인하고 역학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 외에, 신천지 창립일인 오는 14일 교인들이 은밀하게 집회를 열거나 대규모 모임을 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은 1만437명이다. 시는 한편으로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비롯해 관련 시설 42곳을 폐쇄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수사당국 압수수색을 더는 기다리기 어려워 행정조사에 착수했다”며 “역학조사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증빙자료를 확보하고 신천지 교인 집단 거주지 등도 파악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구시의 이번 조사가 “뒷북 조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이 대구·경북지역에서 나왔고, 주원인이 신천지 대구교회로 파악된 상황에서 행정당국의 조치가 더 빨랐어야 했다는 것이다. 일부 신천지 교인은 시의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고, 소재 파악도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