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대구지역 전공의(레지던트)와 수련의(인턴)들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4개 대학병원과 파티마병원 등 대구지역 대형병원 소속 전공의와 수련의들은 28일 퇴근 시간대까지 사직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병원(198명)·계명대 동산병원(182명)·영남대병원(165명)·대구가톨릭대병원(144명)·대구파티마병원(60명) 전공의·수련의들은 전날 오후 전국 단위 사직서 취합에 동참하기로 하고 파업에 가세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이 정식으로 사직서를 낸 곳은 한 곳도 없다.

계명대 동산병원 전공의들은 관리부서인 교육수련팀에 사직서를 모아 놓았지만, 정식으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공의 대표자가 오전 9시 30분께 교육수련팀에 182명분 사직서를 두고 나와 병원 측이 "사직서가 들어왔다"고 했지만, 이 대표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괄적으로 모아서 교육수련부에 두고 왔지만, 제출할 준비를 마쳤다는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공의들은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고 한동안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사직서 양식이 달라 처리 여부가 애매한 상황이다"며 "보관하는 의미로 두고 간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업무복귀 명령이 전국으로 확대된 데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사직서를 받더라도 수리 여부는 개개 병원 단위가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오후에 낸다고 했는데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알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역 거점 병원으로 역할을 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는 한명도 없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는 전국 병원을 실사하며 원 구성에 관한 서류를 확인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사회 한 관계자는 "결국에는 모두 다 사직서를 낼 것"이라며 "일시는 비공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