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포항도시공사' 설립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시기적 적절성과 예산 부족, 인사조직 미비, 사업성 등에서 '기대효과'만을 고려해 '경영성과'를 낙관하고 있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현 시설관리공단을 10억 원의 자본금을 들여 공익적 개발사업 시행과 개발이익의 지역 환원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를 위해 '포항도시공사'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회 소관 상임위인 자치행정위원회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우선 시기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외는 물론 지역 경기가 크게 침체한 시점에서 대규모 자산이 투입되는 '포항도시공사'를 굳이 출범해야 하는 지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시는 올해 하반기 200억 원을 비롯해 내년도에 세출 대비 세입에서 부족한 800억 원을 충당하기 위해 총 1,00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포항도시공사가 출범하면 시는 1차년도 4억2,900여만 원, 2차년도 3억9,900여만 원, 3차년도 7억3,300여만 원, 4차년도 7억1,000여만 원, 5차년도 10억2,800여만 원을 출자해야 한다.

그러나 현 시설관리공단은 27개 업무를 수탁 관리하면서 재정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경상수지율이 92.5%를 달성했으나 종량제봉투 사업을 제외하면 경상수지율은 5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시는 시설관리공단에 지난 2019년 17억4,300여만 원을 비롯해 2018년 13억5,800만 원, 2017년 14억8,300만 원의 보조금을 매년 지원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항도시공사 설립을 위해 추가로 출자금 10억 원을 물론 향후 5년간 33여억 원을 출자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신설되는 포항도시공사는 자산이 한 푼도 없어 경영이 악화하면 시가 보조금을 계속 지원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는 데다 대형사업을 추진할 경우는 시가 건마다 채무보증을 서야 해 섣부른 출범은 시 자체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재 시설관리공단 인력과 조직으로 '포항도시공사'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 이사장이 도시개발 관련 인사가 아닌 데다 조직구조도 위탁 운영시설에 대한 관리 운영 위주로 짜져 있어 도시개발팀 직원 6명을 신규 채용해도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직원 간 역할 분담이나 인사이동도 한정돼 있어 효율적 조직 운영이 불가하고 도시개발 부분 직원이 수익 창출한 자금을 다른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시스템으로 공사가 운영되면서 직원 간 위화감과 박탈감을 조성할 우려도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익적 개발사업에 대한 대상지 선정과 사업추진 기간, 사업성과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개발사업 대상지 선정에 대한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신규 사업 발굴과 타당성 검토, 도시계획 용도지구 변경 가능 여부 검토, 사업 승인, 도시계획 변경, 신규 사업 착공 등을 위해 애당초 예상한 기간 4년보다 개발주체 간 갈등 등으로 기간이 더 소요되면 인건비 등 기본적 경상경비 지출이 늘어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업성도 수익이 너무 많거나 적어도 논란이 여지가 있어 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포항도시공사 설립은 오는 17일 시의회에서 설립 및 운영조례 안 등이 통과되면 12월 초 설립등기를 거쳐 내년 초 출범한다.

김만호 시의원은 "지금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시가 출자해 시설관리공단을 포항도시공사로 전환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국내외 경기가 좋아진 뒤 출범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박희정 시의원도 "시 재정이 열악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시점에 대규모 자산을 투입하는 포항도시공사를 굳이 설립하려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라정기 시 예산법무과장은 "시는 지난 2005년부터 공사설립을 검토해 왔다"며 "공사설립 초기 적자가 예상되나 조직을 만들어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면 오히려 현재 경제난을 탈출할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공사설립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