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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조선을 뒤흔든 인기 가수의 실화 소설 ‘반도의 디바 왕수복’
2021년 05월 04일 (화) 12:38:58 박훈영 기자 phy3623@ikoreanews.com

도서출판 물오름달이 1930년대 조선 반도를 들썩이게 한 최고의 유행가 가수의 실화 소설 ‘반도의 디바 왕수복’을 펴냈다.

   
 

시대마다 손꼽히는 디바가 있다. 최고의 디바는 같은 시대 사람들의 취향과 감성을 가장 적확하게 겨냥한다. 뛰어난 제작자, 잘 만든 노래, 엄청난 자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다. 그가 얼마나 특별한 재능을 지녔는지, 대중들과 어떻게 소통해나가는지가 디바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반도의 디바 왕수복’은 평양 기생 출신의 전설적인 유행가 가수 왕수복의 삶을 다룬 실화 소설이다. 왕수복 삶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기록한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예술가의 특별함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사람들은 어떤 예술가에 열광하는지를 알 수 있다.

왕수복은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시대를 보내던 조선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최고의 디바였다. 레코드가 귀했던 시절에도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잡지사 ‘삼천리’에서 실시한 인기 가수 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녀가 평양 기생 출신이었다는 점은 왕수복의 성공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 법적으로는 신분 차별이 없어졌다고 하나 1930년대는 기생에 대한 낙인이 여전한 시대였다. 하지만 왕수복은 편견에 굴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기생 출신 가수에 으레 기대하던 역할에 순응하지 않았다. 조선 민요를 서양식 창법으로 불러 낙인에 저항했고, 가장 혁신적인 예술가가 됐다.

비단 음악뿐만이 아니었다. 왕수복은 사랑에서도 선구자였다. 소설가 이효석, 경제학자 김광진과의 사랑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대개 부정적 반응이었다. ‘기생 버릇’ 못 버리고 장래가 창창한 남자들을 홀렸다고 비난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수복은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서로를 향한 진심을 믿었고, 사랑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컨대, 왕수복의 삶은 편견과 낙인에 맞서 자신을 증명해나가는 과정이었다. 수많은 굴곡이 있었고, 이를 마주할 때마다 흔들렸지만, 왕수복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노래를 불렀고, 자유로운 사랑의 선구자가 됐다.

왕수복이 전성기를 보낸 지 80여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편견에 좌절하지 않은 한 여성의 서사는 여전한 울림을 준다. 그녀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헤쳐나갔던 문제는 2021년을 사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반도의 디바 왕수복’이 그려내는 그녀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왕수복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시 한번, 왕수복의 시간이 펼쳐질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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