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수 翁, 이형석 씨, 이영준 일병 3代 노도부대 용사들의 만남 -
- 60년전, 30년전, 그리고 현재 3代가 전하는 자랑스런 부대전통 -
“금수강산 수도에서 한뜻에 뭉쳐 / 조국의 통일 위해 노도와 같이 / 원수의 괴뢰군을 쳐 무찌르니 / 장하다 그의 이름 2사단 용사~, 아직도 전우들과 불렀던 노도부대가(歌)가 기억에 생생합니다. 아들, 손자와 함께 부르니 60년은 젊어진 것 같습니다.”

육군 제2보병사단은 27일(금), 부대에서 아주 특별한 만남의 행사가 열렸다. 3代에 걸쳐 노도부대원으로 복무한 이근수(80세, 부산 거주) 翁과 아들 이형석(51세, 회사원) 씨, 그리고 현재 사단 수색대대에서 복무중인 이영준(21세) 일병이 ‘자랑스런 노도人’의 자격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근수 翁은 6‧25전쟁이 발발한 해인 1950년 12월, 17세의 어린 나이에 입대하여 노도부대 예하 백호연대 박격포병으로 전장에 투입되었다. 이 翁은 일월산전투, 춘천지구전투, 김일성고지전투(금화지구전투) 등에 참가하였으며, 이 때 연대는 북한강지구전투에서 혁혁한 전과를 세워 美트루먼 대통령 표창을 수상할 정도로 용맹을 떨쳤다고 한다.

이 翁은 1952년 금화지구전투에 참가해 적이 쏜 포탄 파편으로 부상을 입고 1953년 1월 의병으로 전역해 평생을 상이군경(7급)으로 살아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이 翁은 “성난 파도와 같다는 뜻의 노도부대와 호랑이 중에서도 가장 용맹스럽다는 백호부대의 명칭에서도 나타나듯이, 전우들은 참 용맹스럽게 싸웠다. 우리에게는 전진과 사수만이 있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하는 이 翁은 지금도 기회가 될 때마다 현충원에 들러 함께 전투에 참가했던 동료 전우들의 넋을 달래 오고 있다고 한다.

아들 이형석 씨 또한 1984년 2월에 입대하여 노도부대 예하 독수리연대에서 의무병으로 30개월의 군 복무를 마쳤다. 이 씨는 “의무병으로 복무하면서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에 두 번 참가했고, 오대산 100km 행군 등 힘들었던 추억들이 기억 많이 남는다.”며, “당시에는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던 시기로 군과 지역민이 교감을 나누는 행사가 많아 양구군 자선바자회 등에 많이 참석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손자인 이영준 일병은 현재 사단 수색대대에서 작전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이 일병은 102보충대대에서 체중 미달로 2급 판정을 받았지만, 수색대대로 자원해 지난 6월에는 천리행군(400km)을 완주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이 일병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서 노도부대원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부대 곳곳에 두 분의 체취가 배어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애대심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3代는 이근수 翁이 복무했던 백호연대를 방문해 역사관을 견학하고 지난 63년의 부대활동상을 소개 받았다. 이 翁은 “당시 내가 참가했던 주요전투에 대한 전투공적을 설명 들을 때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시울이 뜨거웠다”며 남다른 감회를 설명했다.

이어서 손자가 복무하는 수색대대를 방문하여 손자인 이 일병이 포함된 수색대대 장병들이 선보인 헬기 레펠과 패스트로프 훈련을 보면서 장병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격려하기도 했다.
사단은 이 翁이 군 복무시 사용했던 화기인 60밀리 박격포를 비롯해 81밀리 박격포, 최신형 통신장비 등도 전시했다. 이 翁은 자신의 군 복무시절 기억을 더듬어 가며 아들과 손자 앞에서 60밀리 박격포를 조작해 보이기도 했다. 또한 장병들이 생활하는 침대형 병영생활관을 둘러보고는 “(우리 때와 하고 비교하면)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좋아졌다). 한마디로 격세지감이란 말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 翁은 후배 장병들에게는 “6‧25전쟁 때는 매 끼니를 주먹밥으로 먹었는데, 그것도 감지덕지했다. 17살짜리가 60밀리 박격포를 매고 다니니 항상 허기 져 힘들었다.”며, 장병들에게 “어떠한 어려움도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다 보면 분명히 좋은 일이 찾아 올 것이다”라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날 행사를 함께한 사단장은 이들 3代를 노도부대 병역이행가문으로 선정, 감사장을 수여하고, “60여년 이상을 노도부대와 인연을 맺고 3代에 걸쳐 무한한 신뢰와 응원을 보내 주신 이근수 翁의 일가족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이 사단의 큰 자랑이자 전통”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사단은 앞으로 노도부대 출신 병역이행가문 초청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3代에 걸쳐 노도부대원으로 복무한 이근수 翁과 아들 이형석 씨, 그리고 현재 사단 수색대대에서 복무중인 이영준(21세) 일병이 ‘자랑스런 노도人’의 자격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6‧25전쟁 때 박격포병으로 전투에 참가했던 이근수 翁은 60밀리 박격포를 조작해 보며 노도부대는 오직 전진과 사수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