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을 포함한 탈당파 의원 등 구여권 계파들이 한나라당을 뛰쳐나온 손학규 전지사 옹호에 나섰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탈당평가는 국민몫"이라며 20일 '보따리 장수'라고 비유한 노무현 대통령의 손 전지사 비난 발언을 역으로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이 이런저런 해석을 낳고 말씀이 많은데 탈당 자체에 대한 평가는 결국 국민의 몫"이라고 말하며 노 대통령 발언의 반대입장을 밝혔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손 전 지사가 떠남으로써 한나라당이 평화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견인력마저 없어졌다"면서 "한나라당은 국민의 눈에 박정희 전두환의 초상화가 펄럭이는 정당으로 더욱 강하게 각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김영춘 최고위원은 "임기말 산적한 국정현안을 두고 대한민국 국무회의가 손학규 탈당을 품평할 만큼 한가한 회의인지, 국무회의의 다른 현안들이 대통령의 정치평론에 밀릴 만큼 우리나라가 한가한 상황인지 답답하다"며 "지금이라도 노 대통령은 정치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후보들에 대한 품평은 국민의 몫으로 맡겨두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직설적으로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더욱이 김 최고위원은 "4년전(자신의 한나라당 탈당)마음고생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손 전 지사가 어떻게 감당하려나 하는 개인적 감회가 들었지만, 결론적으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필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도 한나라당이 개혁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벽이 철옹성이라는 걸 확인하고 탈당해서 손 전 지사와 같은 대승적 결단의 대오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생정치준비모임도 손 지사에 대한 옹호 발언을 밝혔다. 민생정치준비모임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브리핑에서 "민생안정 대책에 집중해야 할 국무회의에서 정치 얘기에 8분 여를 할애한 대통령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차기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권자 국민들의 몫"이라며 "대선 후보를 향한 비판과 정계개편 개입 발언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신당모임도 마찬가지로 손 지사 옹호를 주장했다. 정 대변인의 발언이 끝나자 통합신당모임의 양 대변인이 기자브리핑을 가졌으며 이에 "대통령의 정치불개입을 촉구드린다"며 "어제 발언은 국정현안 과제를 심의하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정치 강론식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라며 "현안에 전념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