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씨의 4.25 공천과 관련 민주당에 대한 정치권의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민주당이 당 안팎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김홍업씨를 전략공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22일 기자 브리핑에서 “김홍업씨를 공천하기로 한 것은 공당을 사당화하는 것이자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사면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써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으로, 민주당은 공천을 마땅히 철회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권영세 최고위원은 “홍업씨에게서 DJ를 빼면 권력비리로 구속된 일밖에 없다”며 “그가 후보로 나서는 것은 호남주민을 모독하는 일이다. 한 개인과의 연관성이 있으면 무조건 당선될 수 있다는 풍토는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전여옥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공천 이유를 ‘DJ가 만든 게 민주당이고 DJ와 홍업씨의 혈연관계 때문’이라고 했는데, 민주당이 DJ의 사당인지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이상열 대변인은 이날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공천신청도 하지 않은 특정인을 전략공천하기로 한 것은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면서 “원칙과 동떨어진 전략공천이기 때문에 철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어제 중앙위에서 인준까지 끝났기 때문에 당의 공식절차 상으로는 공천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전남도당 위원장으로서 현재 당원들의 의사를 수렴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공천에 민주당 대변인이 반대할 정도니 김홍업씨의 공천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예측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심사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중식 의원은 “(김홍업씨를 전략공천하기로 한 것이) 김대중씨의 자식이라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라면서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대물림이 쭉 계속되고 있다”는 말로 당 안팎의 ‘세습’ 주장을 간단히 일축했다.

신 의원은 또 “(김홍업씨)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홍업씨의 당선이 제3지대 빅텐트론이나 신당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전략공천)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통합신당모임이나 민생정치모임은 이 부분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김홍업씨의 출마에 대해 ‘범여권 대통합에 방해가 되는 일체의 언행은 삼가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