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일병이 의사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하여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 3군수지원사령부 50탄약대대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하고 있는 박종민(31세) 일병.

박 일병은 지난달 23일 제77회 의사국가고시 시험 최종 합격자로 통보 받았다. 대학졸업 이후 치른 두 번의 의사고시에서 낙방한 후 군에 입대하여 주훈야독으로 3번째 도전 끝에 이룬 합격이어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박 일병은 2011년 순천향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지난해 3월 동료들보다 늦은 30세의 나이에 군에 입대했다.
박 일병은 학창시절 트럭운전사였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되자 가정을 보살피기 위해 힘들게 일하는 어머니를 보고 부모님을 건강히 모셔야겠다는 생각으로 의사가 되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박 일병은 2번의 의사고시에서 모두 낙방했고 좌절 속에서 군에 입대하여 처음에는 군 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이러한 박 일병의 사정을 알게 된 대대장(중령 김경호, 학군31기)은 박 일병이 의사국가고시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군인으로서 기본임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시험준비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었다.
대대장과의 상담 후 다시 목표가 생긴 박 일병은 의무병으로서 환자들을 돌보고 매주 영외중대를 방문하여 군의관을 보조하며 순회진료 임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야간 자율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우직하게 시험을 준비했다. 순회진료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에도 앰뷸런스를 공부방 삼아 의사고시 준비에 매진했다.
비록 앞선 두 번의 수험 준비기간보다 턱없이 짧은 6개월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준비한 끝에 지난해 10월 17일 1차 실기시험, 지난달 1월 10·11일 실시된 2차 필기시험에서 당당히 최종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박 일병은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신 대대장님과 중대장님, 그리고 중대원들의 따뜻한 격려 덕분이었다”며, “좌절을 희망으로 바꿔준 전우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 의사가 돼서도 환자의 눈높이에 맞는 치료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대장은 “정말 힘들고 제한된 여건속에서도 자신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끊임없이 노력하여 성취한 박종민 일병의 열정을 요즘 신세대 장병들도 본받기를 바라며, 박 일병의 합격을 계기로 우리 부대원들이 단합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