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62회 식목일을 맞아 40여년 동안 보안문제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온 북악산이 전면 개방됐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식목일을 기념해 임업인과 지역주민 등 250명과 함께 ‘북악산 소나무숲’ 가꾸기 행사를 가진 데 이어 참가주민들과 함께 북악산 탐방로의 주요시설과 경관을 둘러보고, 유홍준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개방운영계획을 보고받는 등 북악산 전면개방 기념행사를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5일 제62회 식목일을 맞아 북악산 전면개방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북악산 전면개방 기념행사 모두발언을 통해 “근데 제가 종로에서 국회의원 안 했으면 이 생각 못했을지도 모른다”며 “종로에서 국회의원 하면서 이쪽저쪽 다녀보니까 참 불편하고 답답하더라. 그래서 제가 대통령 되면 그 다음날 열어버리려 했다”고 북악산을 전면개방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저 명륜동 살면서 성벽 따라 오다가 이렇게 막혀버린다”며 “그래서 결국은 그 때 제 생각은 성벽을 따라 끝까지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제 첫 번째 소망이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런데 청와대가 있고 또 군부대가 많이 있다”며 “군부대는 청와대도 지키지만 서울 시민의 안전에 대해서 만일의 사태에 대해서 지키기 위해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가 상당히 복잡했고 저는 대충 열면 되는지 알았는데 문화재에 대한 안목 가진 분들이 보는 것은 달라서 준비해서 열자고 했다”고 개방이 늦어지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북악산 개방, 절차와 준비문제로 시간 걸렸다”
또한 “그래서 다듬고 묻고 다듬고 깎고 이렇게 해서 그래서 길을 전부 새로 닦았다. 해놓으니까 오늘 와보니까 정말 달라졌다”며 “개방을 해도 손님맞이 준비를 해서 개방을 해야지 그냥 개방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대강 개방하면 산도 훼손되고. 그동안 참 수고 많았다. 참 저도 오늘 기쁜 날”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제 앞으로 과제를 하나 말씀드리고 싶다”며 “사실 이것을 막은 것도 남북관계 때문에 막았고 열 수 있게 된 것도 남북관계의 개선에 따라서 열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한은 저 멀리 있는데도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또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또 우리 안보를 하는 사람들 마음속에 북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서 여기 이 길이 열렸다 닫혔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보다 남북관계가 더 좋아지고 공중에서 뭔가 엉뚱한 게 날라 와서 불과 딱 5분만에 당도할 수 있는 무슨 그런 거리에 적대적인 관계가 없으면 여기 머 그런 고사포, 방공포가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것은 앞으로 역사가 어떻게 진전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라며 “그래서 역사의 진보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부터 전면 개방되는 북악산 일원은 그동안 보안문제로 40여 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돼 있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 대통령의 개방의지와 결단에 따라 지난해 4월 숙정문 권역이 1차로 개방됐으며, 1년여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번에 창의문, 와룡공원에서 북악산 정상에 이르는 전 구간이 모두 개방돼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아울러 지난해 9월 28일 개방된 경복궁 신무문을 포함한 청와대 일원이 사실상 모두 개방돼 하나의 코스로 탐방할 수 있게 됐다.
북악산은 서울성곽과 북대문(숙정문) 등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연생태계도 잘 보전돼 있다. 특히 정상인 ‘북악마루’에서는 광화문 일대는 물론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앞으로 시민들의 훌륭한 여가와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5일 북악산 소나무 숲 행사에 참석, 나무를 심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린 ‘북악산 소나무 숲’ 행사는 과거 소나무숲이 울창했으나 남벌로 황폐화돼 일제시대 아카시아 나무를 조림했던 곳으로, 노령화된 아카시아 나무를 제거하고, 약 2000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북악산 본래의 모습을 되찾자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도시나 마을 주변의 숲을 풍성하게 가꾸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나가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식목일을 맞은 나무심기와 숲가꾸기 행사는 북악산을 포함한 서울시내 4대 내산(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북악산 전면개방 기념행사 모두발언 전문이다.
■ 노무현 대통령 북악산 전면개방 기념행사 모두발언
여러분 반갑습니다. 좋으시죠? 저도 엄청 좋아요. 근데 제가 종로에서 국회의원 안 했으면 이 생각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종로에서 국회의원 하면서 이쪽저쪽 다녀보니까 참 불편하고 답답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대통령 되면 그 다음날 열어버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더 바쁜 일 있어서 2003년 동안에 말로만 자꾸 열어야 될 텐데 하다가 근데 제 옆에서 열자하는 얘기를 듣는 분들이 아무도 자기 소관이 아니에요. 이거 여는 게 자기 소관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왜 열어야 되는가. 저 명륜동 살면서 성벽 따라 오다가 이렇게 막혀버리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그 때 제 생각은 성벽을 따라 끝까지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제 첫 번째 소망이었기 때문에 열자는 거였는데 성벽 따라 걸을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성벽이 문화재청이잖아요. 이것도 이제 문화재청장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이거 열어야 하는데 못 열고 있다고 하니까 아 그게 내 소관이라고.(사람들 웃음) 그런데 그때 저도 연다는 생각만 했는데 왜 열어야 되는지에 대해 오락가락했던 거다. 그냥 속박이니까 제약이니까 저항감 때문에 열자는 마음도 좀 있었고.
그러다보니까 핵심을 못 잡아 가지고 시간을 좀 보냈다. 그런데 딱 보니까 성벽이에요. 성벽. 돌이켜보니까 저도 성벽을 따라 걷다가 막힌 게 답답했던 거구요. 그런데 청와대가 있고 또 군부대가 많이 있다. 군부대는 청와대도 지키지만 서울 시민의 안전에 대해서 만일의 사태에 대해서 지키기 위해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가 상당히 복잡했고 저는 대충 열면 되는지 알았는데 문화재에 대한 안목 가진 분들이 보는 것은 달라서 준비해서 열자고 했다.
그래서 다듬고 묻고 다듬고 깎고 이렇게 해서 그래서 길을 전부 새로 닦았다. 해놓으니까 오늘 와보니까 정말 달라졌다. 개방을 해도 손님맞이 준비를 해서 개방을 해야지 그냥 개방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대강 개방하면 산도 훼손되고. 그동안 참 수고 많았습니다. 참 저도 오늘 기쁜 날이다. 뜻을 보태서 하나 말씀드리고 싶구요.
그 다음에 이제 앞으로 과제를 하나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이것을 막은 것도 남북관계 때문에 막았고 열 수 있게 된 것도 남북관계의 개선에 따라서 열리는 것이다. 북한은 저 멀리 있는데도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또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또 우리 안보를 하는 사람들 마음속에 북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서 여기 이 길이 열렸다 닫혔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보다 남북관계가 더 좋아지고 공중에서 뭔가 엉뚱한 게 날라와서 불과 딱 5분만에 당도할 수 있는 무슨 그런 거리에 적대적인 관계가 없으면 여기 머 그런 고사포, 방공포가 필요하겠습니까, 미사일이 뭐 저 바깥에다 다 해놓고 주변에서 다 하는 것이지요. 서울이 지금 남북 간에 거리가 너무 가깝고 아직 그걸 못했으니까 서로 신뢰가 충분하지 못하니까 여기다 고사포 갖다 올려놓고 여러분 걸어 올라오실 때 뭐 벽이 좀 막혀 있어서 답답했지 않았습니까. 아름답게 꾸며 놓아서 그렇지만 저거 참 그렇습니다. 이런 것은 앞으로 역사가 어떻게 진전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진보가 필요한 것이다.
밑에서 나무 몇 포기 심고 왔는데 북악산에 나무 심으라고 하면 실감이 안 나시겠죠. 여기에 무슨 나무를 심어. 한국의 산림녹화가 아주 성공한 나라. 세계적으로 아주 모범이 될 만큼 성공한 나라인데 북악산 같은 산은 일반적으로 나무가 빽빽하다고만 좋은 게 아니고 건강한 숲이라야 좋은 것이다. 건강해서 그 안에 많은 다양한 종이 크고 작은 나무가 함께 있고 식물과 동물이 함께 있고 사람도 거기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숲으로 앞으로 바꿔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도시에 가까운 숲을 사람이 사는 마을에 가까운 숲은 사람이 거기 한 다리 낄 수 있게 사람들과 가까운 숲을 만드는 것이죠. 북악산이 그동안에 버려져 있고 바닥이 아주 메말라 있다. 이것을 산림청장께서 가꿔주신대요. 산림청 예산이 할 일이 참 많지만 서울시민들이 앞뜰처럼 뒤뜰처럼 이렇게 사랑하는 숲이 될 수 있는 숲인데 가꿔주신대서 지금 계획 세워서 다 하고 있죠?
대강하고 지나갈 겁니다. 아마. 이게 1~2년 안에 되는 일이 아니고 올해는 기본을 하고 한 10년 또는 20년 계획 세워서 이 숲이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모범적인 말하자면 가장 건강한 숲이면서 사람이 친할 수 있는 모범적인 숲이 된다면 그러면 우리 국민들이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이고 올라오는데 나무에 세신교라는 나무다리를 만들었더라구요. 물도 없는데 어떻게 씻어 했는지, 몇 발 짝 걷고 보니까 마음을 씻는 게 숲으로 씻는 거예요.
그렇게 하고 산림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것 해주실 거고 그 다음에 시민들이 참여해서 함께 10년 이런 계획을 세워서 함께 쭉 가꿔 나가는 문국현 선생님 어디 가셨어요? 저분은 나무를 베는 분이니까 큰 숲 만드는 숲 가꾸기 하시는 분이니까 작은 숲도 하죠? 작은 숲은 사람하고 가장 친한 숲 그런 숲으로 가꾸는 일들이 앞으로 남은 과제 아닌가 싶거든요. 큰 밑그림은 산림청에서 그리고 준비 해주실 거고 거기 여기 왔을 때 새도 다양하고 나비도 다양하고 곤충도 다양하고 어디 가면 습지도 좀 있어서 물에 있는 동·식물들도 함께 접근하면서 북악산이 시민들 뜰이 될 수 있게 그렇게 가꾸는 것을 같이 함께 노력해보는 것이 과제이지 않을까 그거 하는 동안에 인간이 행복해지거든요.
외국에 나가 보면 300년 400년 되는 큰 문화재급의 좋은 건물들이 있는데, 실제로 민주주의가 되고 나서 웅장한 건축물들은 점점 더 줄어간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의 총량에 비해서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웅장함 같은 것은 점점 더 줄어가고 높이는 요새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그것은 전부 다 공유하는 것이고 예술적으로 아주 웅장하면서 아주 그 빼어난 그런 것은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지요. 그래서 참 그런 시대로 가야 예술이 좀 더 발전하는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한국은 300년 400년 거슬러 올라가서 그런 문화재를 지을 수 없잖습니까.
그런데 지금부터 숲을 가꾸면 나중에 그 숲이 우리에게 200년 300년 뒤에 엄청난 문화재가 될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래서 나중에 문화재 개념도 바뀌어 버리구요. 지금 이미 있죠. 창덕궁 후원. 또 다른 것 큰 교회는 짓지 못하더라도 숲을 큰 문화재로 한국 국민들 한번 가꿔 나가보자. 그렇게 100년쯤 하면 세계적인 문화재를 우리도 새롭게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서울은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고 숲이 큰 도시고 그래서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잘 한번 해보십시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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